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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넘은 홀아비의 하루 오전 일상

하수의 일상 | 2009. 9. 25. 14:50 | Posted by 하수

난 만 다섯 살 딸아이와 딸랑 둘이 사는 불혹 넘은 홀아비다. 평범한 홀아비의 하루 일상을 소개한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오전의 일상만 적겠다.

내 휴대전화의 첫 번째 알람은 아침 7시에 맞춰있는데 알람을 듣고 일어난 적은 거의 없다.
두 번째 알람은 7시 45분에 맞춰서 아이가 견학, 소풍 등 일찍 가야되는 날에 사용한다.

새벽에 일어나면 일단 시원한 결명자차 한 잔 갖고 내 방으로 들어와 이메일과 탁상달력을 체크한다.
이메일과 휴대전화로 들어오는 청구서를 보고 탁상달력에 적고, 그날이 이체일이면 또 메모지에 이체할 금액을 컴퓨터 본체 위에 있던 탁상달력을 보고 적어 놓는다.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보내준 식단표를 확인하고 아침, 저녁 메뉴와 중복되지 않게 메뉴를 짠다.
메뉴 짜는 것, 이 게 말이 쉽지 시간이 엄청 걸린다. 주부들은 내 마음 잘 아시리라.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옥션, 메가패스, 고릴라 등에서 포인트도 쌓고 이벤트도 참여한다.
말이 이벤트지 진짜 당첨 지질히도 안 된다. ㅎㅎ^^

드디어 7시가 되면 CMA에서 주거래통장으로 전액출금을, 다시 CMA로 이체금액 제외한 금액을 입금.
왜 이렇게 하냐하면 복리의 효과를 주기 위함이다. 사실 금리가 너무 낮아 별로 큰 재미는 없다.
왜 7시에 이 짓을 하냐고? 내가 거래하는 CMA가 아침 7시부터 이체가 가능하니까.
매일 하지는 않고 이체일에만 이 짓을 한다.

아침에 밥을 지어야할 땐 이 때쯤 쌀을 씻어 바로 전기밥통에 얹고 취사버튼을 누른다.
겨울이 아닌 계절엔 쌀을 안 불리고 밥을 짓고 뜸은 절대로 안 들이고 그냥 코드를 뺀다.
왜냐하면 난 국이나 찌개 없이는 밥을 못 먹는데, 밥을 말아 먹으려면 밥이 꼬들꼬들해야 되니까.

난 기본적인 국과 찌개는 온라인으로 배송비 무료 혜택을 받고 주문하여 먹는다.
그냥 그대로 먹는 경우는 드물고 어묵, 달걀, 맛살, 순두부, 김치 등을 약간 첨가하여 한소끔 끓인다.

국이 끓을 동안 아이를 깨우고 이불을 정리한다. 베개는 아이 담당으로 알아서 아이옷장 위에 놓는다.^^
서로 마주 앉아 수다 좀 떨면서 아침을 즐기는데, 아침은 늘 내가 먼저 먹는다.
먼저 다 먹은 난 내방에 들어와 한 대 피우며 특판 전단지를 살핀다.
오늘도 레어 아이템이 보였다. 시금치 한 단에 900원. 엄청나게 싸다.
한동안 시금치 질리게 먹었는데, 또 질리게 먹게 생겼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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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밥을 다 먹으면 아이와 같아 목욕탕에 들어가 같이 칫솔질을 한다. 보고 따라하라고...
춥지 않을 땐 아이부터 씻긴다. 추울 땐 나부터 씻어 목욕탕을 데우고.
오늘도 아이 샤워시키고 메리야스(그냥 편한 말로는 난닝구^^), 반팔 티와 긴 바지, 청윗도리 입히고,
바지가 좀 헐렁해서 멜빵을 해줬다. 머리 곱게 빗어 고무줄로 묶어주고 EBS 보고 있으라고 했다.
난 목욕탕에 들어가 면도하고 머리 감으며 샤워하고 후다닥 나와 정확히 900원만 바지에 넣었다.

오늘도 8분 거리의 어린이집을 아이와 손 잡고 걸었다. 한 손엔 아이의 손 다른 손엔 하얀 비닐봉투.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어린이집을 도착하여 손인사를 나눴다.
오늘도 특판하는 중형마트로 발걸음을 돌렸다.

난 돈을 버는 지식은 잘 모를 뿐더러 블로그에 적지 않는다.
다만 돈을 쓰는 방법은 잘 알고 있어서 장보기와 관련된 글은 자주 쓰며 잔소리 한다. ㅎㅎ^^
오늘도 잔소리를 하겠다. 사재기와 충동구매는 공공의 적이다.
900원짜리 시금치가 얼마나 크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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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허벌나게 큰 한 단이다.^^
저 놈을 가져간 비닐봉투에 넣어 집에 와서 냉장고에 넣고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아침에 어지른 것 설겆이 하고 다 마른 빨래 정리 하고 또 시원한 결명자차 한 잔 들고 컴 앞에 앉았다.
가끔은 오전에 블로그 글을 발행할 때가 있다. 아주 시간이 널널할 때.^^
내 블로그 댓글에 답글을 달고 RSS를 통해 이웃블로그도 방문하고... 대충 이러면 오전은 끝~
오후 일상 소개는 오늘은 힘들겠다. 시금치 다듬고 메뉴를 또 개발해야 하니까... ㅎㅎ^^
2009/09/28 - 불혹 넘은 홀아비의 하루 오후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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