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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요리한 음식으로 아이에게 엄지손가락 쌍으로 받는 일은 진짜 드물고 어렵다.
돼지고기로 만든 주물럭 제육볶음으로 드디어 딸아이에게 처음...


그저께 아침 8시 40분까지 힘들게 아이 학교까지 배웅하고 잠시 여유롭게 블로깅을 하며 집안 일을 좀 하다 낮 11시 반쯤 집 마당에 나왔다. 아이가 하교할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딸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1학년 담임선생님이 학교에서 200미터 떨어진 동네 횡단보도까지 아이들을 배웅해주신다. 교통질서도 가르치며 아이들의 안전까지 돌봐주시는 듯...

길 건너 저 멀리 딸아이가 보였다. 나도 횡단보도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아이가 길을 건너서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하다가 나를 발견했다.
"아빠~~~." 짜식 목소리 한 번 우렁차다. 뛰어오던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집으로 향했다.
얼마 안 되는 거리인데 그 동안에도 무슨 할 얘기가 그리도 많은지 구시렁 수다를 떤다.

아이가 겉옷을 벗고 세수하고는 선생님이 숙제로 내준 학습지를 해야 한다며 책가방에서 종이를 꺼내 색칠을 하기 시작했다. 색연필로 칠하는 색칠공부 놀이였다.
나도 옆에서 아이의 초등학교 생활 궁금한 것 몇 가지를 알림장에 적었다.
점심을 아이와 간단히 먹고 아이 좀 쉬게 한 다음 2시쯤 난 또 저녁거리를 미리 준비했다.


엄지손가락 쌍으로 받은 주물럭 제육볶음



그저께 예고했던 그 돼지고기 목전지살을 가득 넣고 붙은 고기를 일일히 분리했다.
2010/03/04 - 웰빙 주안상, 청국장과 돼지고기 볶음
위에 링크한 글의 사진들은 실제 2월 11일의 내용이었는데 그날의 일인 걸로 오해하셨다.
뭐 사실 지금 이 글의 내용도 어제의 일인 것으로 오해 많이 하시겠지만...^^



언젠가 엄청 저렴하게 구입한 불고기 양념 세 스푼을 넣고 대충 섞었다.
아직 돼지고기가 해동되지 않은 관계로 잘 섞이지 않는다. 그냥 이상태로 방치하면 된다.
나중에 볶을 때 알아서 주물럭이 되어진다. 해동도 빨리 되니까 미리 양념을 바르면 끝.^^



아이가 엄청 좋아하는 당면도 이렇게 큰 그릇에 물을 담아 숨이 죽도록 놔뒀다.

안방에서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던 딸아이와 책도 읽고 내 방으로 데려와서
컴퓨터로 무료 교육 인터넷 방송도 보며 놀이 같은 공부 좀 했다.
개편 전인 2007년도에 만든 동영상이지만 혹시라도 어딘지 궁금해 하실까봐 링크해본다.
경기교육인터넷방송 GGeTV 홈페이지

아이가 요즘 자판을 빨리 치고 싶어해서 인터넷을 뒤져 무료 타자연습 프로그램을 깔았다.
자판을 좀 치다가 아이가 힘들고 따분했던지 애처로운 눈빛으로 날 쳐다보며 애원을 했다.
"아빠, 게임하고 싶어요~~~.", "하하하 알았어 임마, 대신 간식으로 떡 먹고 하자~."
내 딸아이는 쥬니어 네이버와 다음 키드짱을 오가며 수 많은 게임을 즐긴다.
아이들이 다 그렇겠지만 한두 가지로는 만족을 못 한다. 그냥 여러 가지가 좋은가보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저녁 시간이 다 되었다. 이제 슬슬 식사 준비를 할 시간.



그렇게 빳빳했던 당면이 몇 시간 지나니까 이렇게 부들부들하게 연해졌다.



돼지고기를 살살 뒤집으며 볶다가 고추장 작은 한 스푼과 당면, 물 반 컵을 넣고 끓였다.
자, 이제 완성작을 음미할 시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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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짠... 엄지손가락 쌍으로 받은 주물럭 제육볶음 완성...^^



아이부터 돼지고기와 당면을 같이 즐기라고 배추김치를 꺼내 아이쪽으로 내주었다.
후라이팬으로 만든 요리는 후라이팬 통째로 놓고 먹는 게 더 맛있다. 뚝배기 효과도 있고.
아이가 엄청 빠른 속도로 음식을 먹었다. 맛은 있었나보다. 나름 성공작인듯...^^
엄지손가락 진짜 받았냐고? 인증샷 바로 들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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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쌍으로 엄지손가락 받은 적은 처음 같다. 젓가락을 하나씩 집은 손으로...^^
"아빠, 배 불러요. 물 주세요~.", "오늘 저녁 간식은 없으니까 더 먹어라."
작은 고기 몇 개에 작은 배추김치 하나씩을 얹어 주고서 더 먹으라고 했다.
아이 쪽으로 건내준 것을 배부르게 다 먹고는 나에게 얘기했다. "아빠 이제 물 주세요~."
"냉장고에서 요구르트 하나 꺼내 먹고 이 닦고 세수하고 와~.", "네~~~."

그제서야 난 소주병 뚜껑을 열고 아이가 남긴 주물럭 제육볶음을 음미한다.
소주 한 잔 걸치고 고기 한 점, 마늘, 양파, 풋고추 한 입 물고 쌈장을 젓가락으로 콕...
아이와 수다를 떨며 또 하루를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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