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




어제 예고를 했듯이 어제 저녁엔 고기 파티를 했다.
가끔은 삼겹살도 먹지만 비싼 고기 보다는 아주 저렴한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애용한다.
가격? 네 근을 만 원 주고 샀으니 반 근인 300g에 1,250원 꼴이다.

다른 돼지고기 요리도 소개한다.
2010/06/08 - 돼지고기 반 근이 1,250원, 저렴한 제육볶음
2010/05/08 - 돼지고기 구이엔 김치와 야채 쌈이 최고
2010/03/27 - 제육볶음? 돼지고기 김치 조림? 찌개?
2010/03/08 - 돼지고기 구이 vs 김치 제육볶음
2010/03/06 - 엄지손가락 쌍으로 받은 주물럭 제육볶음
2010/01/20 - 삼겹살 물러가라, 앞다리살 주물럭 제육볶음
2009/12/27 - 저렴한 뒷다리살로 맛있는 제육볶음을


돼지고기 뒷다리살은 무조건 제육볶음으로


오늘도 나만의 비법을 아낌 없이 공개한다.



요즘 블로그를 하는 맛이 쏠쏠하다.
허접한 내 요리 포스트를 보시고 많은 분들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셨다.
오늘도 잔소리는 필수적으로 해야겠다. 아침밥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드시길...^^

작년 초에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블로그를 시작한 분과 처음 이웃을 맺었는데 우연찮게 연락이 두절됐다가 어제 기적적으로 다시 온라인으로 만났다.
첫이웃, 늘 애절하고 고맙고 감사하다. 요즘은 고마운 일이 너무도 많다.



대낮부터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꺼내 해동시켰다.
반 근도 안 되는 것 같다. 가격은 대략 천 원...^^

딸아이가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15분.
옷 홀라당 벗기고 머리를 감기며 샤워를 시켰다. 머리를 한참 말려주고 숙제검사를 하는데, 미로찾기 숙제를 안 해서 같이 했다. 잘 안 보여서 돋보기를 쓰고 인상 좀 썼다는...
희한하게 실내화는 깨끗한데 왜 양말이 더러운지 모르겠다. 매일 손빨래를 해야만 한다.

말이 안 되는 소리지만, 결혼은 늦게 하더라도 아이는 젊을 때 빨리 낳는 게 정답이다.
눈도 침침하고 체력도 딸리고... 나중에 아이가 더 크면 세대차이 난다고 할 것도 같고...
중년인데 몸매가 걱정이라고? 늦둥이 하나 갖으면 바로 해결된다. 살이 그냥 쪽쪽 빠진다.

책가방을 싸라고 이르고, 난 요리를 시작했다.



고기가 안 익은 부분이 없도록 살짝 초벌구이를 하고, 고추장 작은 한 스푼, 배추김치 조금을 잘게 썰어 넣었다. 드디어 작년에 담은 김장김치가 동이 났다. 굿바이 김장김치~~~.

이제 비법을 소개한다. 바로 분말 카레가루 딱 두 스푼을 넣었다.
뒷다리살은 양념을 대충하면 잡냄새가 나는데 후추와 김치만으로는 역부족일 때가 있다.
이럴 때 카레를 조금 넣으면 마법처럼 잡냄새를 싹 없애준다. 일명 마법의 가루...^^



물 반 컵을 넣으며 애호박 조금을 잘게 썰어 넣고 자글자글 끓이기 시작했다.



요리는 동시다발적이어야 힘도 안 들고 시간이 단축된다.
옆에서는 다른 후라이팬에서 소면을 삶는다. 늘 강조한다. 면 삶을 땐 후라이팬이 짱.^^



불을 끄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데 약간 짭조름해야 나중에 알맞게 된다.
비위가 좋으신 분들은 소금으로 간을 맞추지 말고 대신 새우젓으로 간을 해도 아주 좋다.
돼지고기와도 궁합이 잘 맞지만, 애호박과도 새우젓천생연분이기 때문이다.



상추가 많이 남은 줄 알았더니 딱 세 장이 있어서 깨끗이 씻고 반으로 갈라 식가위로 마구 잘라 넣었다. 자 이제 여기에 밥 대신 소면을 넣으면 요리가 완성된다. 기대하시라...


.
.
.
.
.
.
.
.
.
.
.
.
.
.
.
.
.



짜짠... 돼지고기 뒷다리살은 무조건 제육볶음으로 완성...^^

난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절대 아니다. 난 내 딸아이의 하나뿐인 아빠이자 요리사다.
보기가 좋은 게 맛도 좋다고? 그릇을 먹나? 음식을 먹지... ㅎㅎㅎ^^
예쁜 그릇이 없는 게 아니지만, 이런 요리는 후라이팬 통쨰로 놓고 먹어야 더 맛있다.



소면은 국물, 재료와 함께 잘 버무린다. 다른 반찬은 하나도 필요 없다.



딸아이가 정신 없이 먹다가 엄지손가락을 올려줬는데 아쉽게도 타이밍을 놓쳤다.

맛있게 먹는 걸 확인하고는 내방으로 와서 담배를 하나 물었다. 시간을 보니 6시 45분.
아이가 집에 온 시간이 5시 15분이었으니까, 휴... 그새 1시간 반이 지난 것이다.
옆에 있는 전단지도 보며 좀 쉬다가 다시 안방으로 가서 아이와 수다를 떨다가는 아이가 다 먹었다고 하길래 페트 소주병 꺼내 남은 음식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걸쳤다.

그렇게 우리의 고기 파티는 조용히 마감을 했다.^^



아래 별모양과 손가락을 꾹꾹 눌러주시면 제게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