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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명색이 전업주부


입맛 없을 땐 부추 오징어젓 비빔밥


어제 늦은 오후, 거리 왕복 1.5km의 중형마트로 장을 보기 위해 비닐 봉투 하나를 챙겼다.

늘 장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장바구니를 준비하고 온 아줌마가 단 한 명도 없다.
모두 당연하게 50원을 주고 비닐 봉투를 구입한다. 봉투야 나중에 잘 보관하다 반납하면 다시 환불해주지만 습관들이 참... 비싼 거만 골라 사는 주부들을 보면 말이 다 안 나온다.



장을 보고 집으로 오늘 길에 많은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덩치도 큰 녀석이 저렇게 부추가 보이게 들고 다니니 지나가는 버스의 사람들도, 길거리에서 쉬시던 할머니들도 나를 자꾸 쳐다봤다. 뭐 아무리 남자라고 해도 명색이 전업주부니 쪽팔릴 건 전혀 없다. '뭘 그렇게 쳐다보시나?'라는 눈빛으로 나도 시선에 응했다.^^



엄청 큰 부추 두 단이 천 원, 방울토마토 500g 한 팩도 천 원, 어묵 300g이 1,050원.
진짜 간만에 현금을 내며 계산했다. 어묵은 왜 특별 세일을 안 하는겨... ㅠㅠ;;

내일 거리가 먼 마트에서 오이 아홉 개를 1,980원에 파는데 오이도 사서 부추와 같이 엄마께 드리려고 미리 장을 봤다. 오이김치를 나 혼자 담가 감당하기엔 우리 식구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딸랑 두 식구라 가끔 음식 재료를 살 때 고민이 되곤 한다.
흠... 일기예보를 보니 지금은 비가 오지만 내일은 다행히 비가 안 오네...
헐... 일요일에 부모님 댁에 가는데 비가 온다고? 뭐 그건 그 때 가서...



지난 일요일에 구입한 오징어젓이다. 100g당 900원으로 3.942원어치다.
물론 10원 미만의 1원 단위는 무조건 절사다. 실제로 계산할 땐 3,940원으로 했다.
반으로 나누어 밀폐용기에 넣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넣었다.

오늘도 중요한 팁 하나 알려드린다.
새우젓이나 오징어젓 등의 젓갈류는 냉장실이 아닌 냉동실에 보관하는 게 정답이다.

부추 조금을 씻고 오징어젓을 먹기 좋게 식가위로 마구 자르고 있는데 딸아이가 집에 도착했다. 후다닥 시원하게 샤워를 시키고 초간단 비빔밥 요리를 시작했다.



달걀 하나를 넣고 부추 중간 부분을 골라 잘게 썰어 전자레인지에서 딱 1분만 돌리면,



달걀이 반숙에 가까운 상태가 되며 부추도 기가 한풀 꺾인다.
갓 지은 따뜻한 밥, 오징어젓, 깨, 참기름, 간장을 넣으면 오늘의 주인공이 탄생한다.
자, 이제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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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짠... 입맛 없을 땐 부추 오징어젓 비빔밥 완성...^^
사진 좀 찍는다며 시간을 지체했더니 반숙이었던 달걀이 거의 완숙으로 됐다.
마구마구 비벼서 아이에게 주니 아이가 인사를 했다. "맛있게 먹겠습니다~."

아쉽게도 딸아이가 맛있게 먹은 인증샷은 못 찍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짜식... 매일 아침밥은 그렇게 오래 먹으면서 저녁밥은 순식간에 뚝딱이다.
주방에서 마늘을 썰고 있는데 벌써 다 먹고는 빈 그릇을 갖고 나왔다.
"엥? 벌써 다 먹었어?", "네~.", "물 주까?", "네~." 찬물 조금을 따라서 줬다.


젓갈을 볼 때마다 아버지가 생각난다.
지난 번에 부모님 댁에 갔을 때도 조개젓을 드리고 왔었는데 나중에 통화를 해보고 또 구입을 하던가 해야겠다. 아버지는 양념이 없는 조개젓만 좋아하시는데 젓갈을 다른 중형마트에선 취급을 하지 않아서 내가 다니는 마트에서 저렴하게 구입을 해서 가지고 간다.
그럼 엄마는 어떨 때 생각이 나냐고? ㅎㅎㅎ 울 엄마는 멍게를 좋아하신다.^^

비도 치렁치렁 내리고 엄마표 부침개가 생각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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