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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 쓸 때 표준어를 쓰기 싫다

하수의 IT | 2010. 7. 5. 12:36 | Posted by 하수


딸아이가 초등학교에서 가끔 받아쓰기 시험을 본다.
난 휴일이나 놀토에 표준어 수탉, 암탉 등 어려운 단어를 직접 아이에게 가르치기도 한다.
난 글과 단어라는 게 입에 착착 달라붙어야 제맛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옳고 그름은 분명히 있겠지만 블로그까지 그런 격식을 차리는 건 좀 아니라고 본다.



네이버 사전에서 '짜장면'이라고 치면 저렇게 나온다.
'자장면'이 맞는 글이니 '짜장면' 대신에 표준어인 '자장면'으로 쓰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누가 '자장면'이라고 쓰는가?
사실 학교에서나 옳은 단어를 쓰지 누가 '자장면'이라고 발음을 하고 글을 쓰나?
잘못된 것을 옳게 바꾸라는 게 아니다. 다만 '틀린 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싶다.

이런 단어는 무수히 많다.
'Range'의 발음이 한글로 '렌지'가 아닌 '레인지'가 되면서 '가스렌지'와 '전자렌지'는 틀린 단어이고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가 맞는 말이 되었다.
'돈까스'도 당연히 틀린 말이다. '돈가스'가 맞는 단어다.
'돈까스'는 틀리지만 '포크커틀릿'은 맞는 말이라고 나온다. 영어는 무조건 표준어다.

'Gas'를 실제로 발음할 때 '가스'라고 읽나?
발음을 할 때 '까스통'이 '가스통'보다 더 입에 착착 달라붙지 않는가?

어쩌다 가끔 글이 베스트에 오르면 글의 제목을 편집자가 표준어로 고치면서 나름대로는 깔끔하고 더 좋게 바꾸어 놓는다. '후라이팬'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은 '프라이팬'으로 고치기도 하는데 이것 자체도 상황이 좀 우습다. '순화'된 단어도 있기 때문이다.



'계란'이 '달걀'로 순화되었다. 순화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후라이팬'은 잘못된 단어다?
그럼 '프라이팬'은 맞는 단어인가?



'프라이팬'도 '지짐 판' 또는 '튀김 판'으로 순화가 되었다.

그런데 누가 '달걀 프라이'라고 말을 하나? '계란 후라이'라고 쓰면 틀린 말인가?
누가 '지짐 판', '튀김 판'으로 쓰며 그렇게 발음을 하는가?
'프라이드 치킨'이 맞는 말이라지만 사실 '후라이드 치킨'이라고 모두가 읽는다.
그나마 '닭고기튀김'으로 순화 되었다는데 누가 그렇게 쓰는가? '닭튀김'이면 몰라도...

'온점'과 '반점'이 뭔지 모르는 분들도 많으실 거다. 나도 얼마 전에 딸아이 덕분으로 알게 되었다. 콤마(,)가 반점이고 마침표(.)가 온점이다. 뭐가 그리도 많이 바뀌는지...
요즘 세상은 진짜 따라가기도 벅차다.

난 가끔 일부러 블로그 유입을 위해 잘못된 단어를 골라 제목을 짓기도 한다.
'결제'와 '결재'는 서로 다른 단어지만 비슷하게 쓰이기도 한다.
2009/10/15 - 보육료 신한아이사랑카드로 집에서 온라인 결재
2009/09/17 - 드디어 신한아이사랑카드로 보육료 결재를...



내가 인기가 별로 없고 낮시간에 바쁜 이웃들이 많다보니 글을 쓰고 세 시간 후쯤 블로그 유입과 추천을 보면 대충 저 모양이다. ㅎㅎㅎ 당연히 베스트에 오를 수가 없다.^^
이젠 뭐 그러려니 하고 체념하며 산다. 가까운 이웃과 소통하는 재미로 블로그를 대한다.

이웃 블로그의 제목에 오타가 있으면 서로 조용히 비밀댓글로 알려드리기도 한다.
글 중의 오타는 그냥 넘어간다. 너무 깊은 관심은 오히려 해가 되기 때문이다.
'오타'와 '비표준어'는 아무 상관이 없는 관계다.

아... 짜장면이 허벌나게 먹고 싶다. 얼큰한 짬뽕도 징하게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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