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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전, 장마철엔 고소한 감자전도 OK


어제 낮, 잠시 빗줄기가 약해져서 우산과 장보기 가방을 챙겨 왕복 1.5km 거리의 특별 세일하는 중형마트를 향했다. 가는 길에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름대로는 타이밍 맞춰서 나온 거였는데... 뭐 인생 자체가 복불복이니까...^^

햇감자 100g을 90원씩에 파니 빗속에서 우산 들고 발품을 팔더라도 안 살 수가 없었다.
상처 없고 튼실한 녀석들만 비닐 봉투에 한 가득 골라 마트의 남자 직원에게 건내주니, 분명히 저울엔 2,500원이 넘는 금액이었는데 그냥 숫자 '2500'을 누르며 가격을 깎아줬다.
비가 많이 오니 손님이 없어서 그랬던 모양이다.

아침엔 날씨가 좋아 딸아이는 우산 없이 운동화를 신고 등교를 했으니, 아이의 하교 전에 난 미리 우산과 장화를 들고 초등학교에 가야 한다. 대략 4시 50분엔 나가야 한다.
원래는 아이가 집에 오면 샤워부터 시키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데, 비가 와서 아이가 추울까봐 먼저 먹이고 그 다음에 씻기고 싶었다. 4시부터 요리를 준비했다.



감자 다섯 개를 흐르는 물에서 철수세미로 박박 긁으며 껍질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었다.



감자를 모두 네 등분씩 나누며 용기에 담았다. 분쇄기 작은 용기를 썼더니 감자 4개 밖엔 안 들어가 분쇄기를 조금 돌리고 다섯 개째, 소금, 달걀 하나를 깨서 넣고 한참을 갈았다.
난 '식용유'라는 단어를 잘 안 쓴다. 콩기름으로 오해를 하시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쓰는 기름은 '카로틴유'다. 이 녀석을 쓰면 색깔이 아주 예쁘게 나온다.^^



먼저 내가 시식해 볼 조그맣게 만든 시제품... 맛을 보니 오홋... 고소하니 간이 딱 맞았다.
요즘은 간을 대충 봐도 어떻게 간이 딱 맞는지... 스스로도 마냥 신기하다.



크게도 만들고 작게도 만들며 감자전을 노릇노릇하게 부쳤다.
이상하게 주방에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하얗게 나온다. 원래는 노란색인데, 희한하다.
향기가 고소한 감자전을 접시에 담았다. 자, 이젠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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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감자전, 장마철엔 고소한 감자전도 OK 완성...^^

사실 감자 다섯 개를 갈았지만 요리에 사용된 양은 그 반 정도였다. 왜 더 안 부쳤냐고?
미리 맞춰 놓은 알람이 울렸기 때문이다. 딸아이에게 가야 할 시간이라서...

장마의 장대비 속을 둘이서 헤치며 집에 도착했다.
"아빠, 고소한 냄새 이건 뭐에요?", "응, 감자전이야.", "와~~~."
딸아이는 장화를 신었지만 난 슬리퍼 차림이어서 후다닥 욕실로 들어가 발과 손을 씻으며, 아이도 옷 벗고 손을 씻으라고 했다.



딸아이가 무서운 속도로 감자전을 먹기 시작했다. 빛의 속도랄까? ^^
난 점심 식사를 안 하지만, 점심 때 큰 토마토를 하나 갈아서 마시고 한 컵은 남겨뒀는데 그 주스도 마시라고 꺼내줬다. 그런데 포크가 왜 두 개냐고?



조그만 감자전 아래엔 크게 만든 감자전을 반으로 접어 몰래 숨겨 놓았는데 그 녀석을 혼자 조그맣게 잘라 먹으려면 포크 두 개가 있어야 하니까...

"맛있냐?", "네~~~. 엄청 맛있어요."
가득했던 접시는 짧은 시간에 텅 비어 있었다.

주방에서는 내가 먹을 연두부 어묵탕이 끓고 있었는데 작은 그릇에 조금 담아 딸아이에게 먼저 먹였다. 샤워 시키기 전에 따끈한 국물을 먹이고 싶어서였다.

감자전 남은 재료는 어떻게 했냐고? 오늘 딸아이 점심으로 감자전을 또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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