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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치지 않는 물미역과 쪽파 겉절이

언젠가 이런 글을 썼었다.
2010/10/15 - 시금치 비빔밥, 나물 데치지 말고 찌자

요즘은 프라이팬(아... 표준어 쓰기가 싫다. ㅜㅜ;;)보다 찜기를 더 자주 사용하는 것 같다.
떡도 찌고, 고구마도 찌고, 감자도 찌고, 삼겹살도 찌고, 시금치도 찌고...
나중에 자료를 모아서 찜기 요리 종합편 포스트를 작성할 예정이다.^^

딸아이가 요즘 한창 이갈이 중이라 완전 영구 스타일이다.
아랫니 우측 2번은 간니가 아주 조금 나온 상태고 윗니 가운데 두 개가 빠진 상태라 씹는 게 시원치가 않다. 미역국을 끓이려다 고급 요리로 만들어 먹이려고 물미역을 계획했다.
미역 줄기로 만드는 게 맞지만 씹을 이가 있어야지... ㅎㅎㅎ 그냥 일반 미역을 썼다.
쪽파 남긴 걸 그냥 방치했더니 상태가 완전 우거지상이었다. 쪽파로 겉절이도 만들었다.



낮시간에 미리 미역을 큰 그릇에 물과 같이 담아 놓고 쪽파도 다듬어 씻고 체에 받았다.



딸아이의 귀가 시간은 오후 5시라 시간에 맞게 4시 반부터 쌀도 씻으며 요리를 시작했다.
쪽파를 다른 그릇에 담고 미역을 체에 담아 흐르는 물에서 주물럭거리며 깨끗이 씻었다.
퉁퉁 불은 미역을 잘게 찢으며 찜기에 올렸더니 수북했다. 물 한 컵 넣고 푹 찌다가 중간에 집게로 솎아 주고 물 또 한 컵 붓고 아주 팍팍 쪘다. 불을 켰다 끈 시간은 대충 8분 정도.

내 요리의 가스레인지 불은 특별한 지시가 없으면 1단 불이 기준이다. 시간 차이는 별로 없다. 5리터짜리 주전자에 물을 가득 넣고 끓일 때도 1단으로 켠다. 1단의 생활화...^^



미역이 쪄질 동안 쪽파 겉절이와 물미역 찍어 먹을 연겨자 넣은 간장 소스를 만들었다.
쪽파를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연겨자, 까나리액젓, 굴소스, 고춧가루, 소금을 넣고는 평소에 늘 고생하던 왼손을 대신해 오른손으로 힘있게 팍팍 아주 야무지게 무쳤다.^^
자,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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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데치지 않는 물미역과 쪽파 겉절이 완성...^^

나름 시간을 맞춰서 딱 5시가 되었는데 딸아이가 도착을 안 해서 그릇에 밥은 안 담았다.

"아빠, 학교 다녀왔습니다."
"그래, 어서 와라."
"엥? 상에 저건 뭐에요?"
"요게 물미역이라는 거다. 빨리 세수하고 밥 먹자."
"네~~~."



쪽파 겉절이도 먹어보라고 권했지만 딸아이는 가볍게 사양을 했다. 딸아이가 아무리 식성이 좋다지만 아직 꼬리꼬리한 겉절이까지는 레벨이 안 된다. 내공이 한참 모자른듯...^^
그렇다고 내가 안 먹일 아빠인가? 작고 싱싱한 녀석들을 골라 중간중간에 입에 넣어 줬다.


밥을 다 먹이고 딸아이한테 책가방을 싸라고 이르고는 분리 수거한 쓰레기(종이, 비닐)를 버리려고 나갔다가 들어오는데 문 밖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상한 게 붙어 있었다.



분명히 10월 22일에 인터넷으로 인구주택총조사를 임했기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직접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웬 방문? 그리고 오후 17시면 몇시야? 오후 5시면 상 차리고 딸아이 기다리느라 집에서 조용히 있었는데... 인터넷 강국이면 뭐하냐? 일처리가 찌질한데.. 인구주택총조사 돈 들여가며 인터넷조사는 왜 한거냐? 어차피 방문할 거면...

기분이 좋았던 날이었는데 이 종이 하나가 기분을 망쳤다. 이러니 세금 내는 게 아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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