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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도 없는데 뭔 품격유지비? 다이어트 똑바로 알고 제대로 하자


군대에선 보직이 있고 주특기가 있다.
군대와 전혀 관계가 없는 주부들도 주특기가 있기 마련이다.
어느 주부는 요리가 주특기고, 또 어느 주부는 청소가 주특기고...
난 비록 홀아비지만 그래도 명색이 살림을 도맡아 하는 주부다.
그래서 나 또한 주특기가 있다. 바로 내 주특기는 장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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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부모님댁에 놀러 갔다가 근처 중형마트들이 특판을 해서 간단히 장을 봤다.
장보기 전에 미리 작은 쪽지에 메모를 하며 '충동구매는 절대로 안 하리라' 다짐을 하고 길을 나섰다. 거리는 좀 멀었지만 두 마트가 서로 인접해 있어서 장보기가 너무 편했다.

왼쪽 영수증을 보면,
봉지 바지락 : 천 원(2봉) ☜ 세트 메뉴
팽이버섯 : 천 원(4봉) ☜ 세트 메뉴 (특판하는 품목은 아니었는데 저렴해서 샀다)
우유(900ml) : 2천 원(2개)
고기손만두(520g) : 1,980원
식빵(700g) : 천 원 ☜ 절대 작은 식빵이 아니다
황도 통조림(400g) : 770원

오른쪽 영수증을 보면,
불고기햄(500g+250g) : 2,880원 ☜ 요놈도 세트 메뉴
애호박 : 1,360원(2개) ☜ 진짜 대박
쌍쌍바 : 560(2개) ☜ 특판을 따로 안 해도 여긴 늘 아이스크림은 60% D.C.

산책 삼아 장보기 가방을 챙기고 큰 비닐 봉투 하나를 주머니에 넣고 걸어서 장을 봤다.
부모님댁에 다시 돌아 와서 팽이버섯 2봉과 불고기햄, 애호박 하나씩은 엄마께 드렸다.
부모님과 딸아이와 나 다정스럽게 쌍쌍바를 나누어 맛있게 먹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다가
집안의 행사가 있어서 모두 차를 타고 나들이를 했다. 바로 작은아버지의 칠순 잔치...
모임의 소개는 나중에 따로 하겠다. 본문과 다르게 너무 뚱딴지 같은 내용이라서...
가끔 부모님과 작은아버지를 챙겨야 해서 97년식 내 자동차는 속시원히 처분을 못 한다.

요즘, 귀한 음식으로 이상하게 장난을 치는 요리 블로거들이 많아 너무도 안타깝다.
원가 개념은 잊은 지 오래이고, 비싸고 구하기도 힘든 재료로 무슨 요리를 한다며...
양념의 황금비율을 운운하는 양반들을 보면 진짜 가소롭다.
사람마다 입맛과 식성이 다 틀린데 뭔 황금비율? 만약 내가 그 비율로 직접 만들어서 먹어봤더니 맛이 없으면 내 입맛이 비정상인가? 뭔 설탕을 그리도 많이 넣는지...

걷기도 싫어하고 심지어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 매일 찬밥에 물 말아 김치 쪼가리에 식구들의 식사를 차리는 주부가 태반이다. 그나마 밥이나 차려주면 다행이지, 그것도 귀찮아서 심심하면 전화로 주문하거나 맛집을 찾아서 끼니를 때우는 주부들도 많다.
귀찮아서 운동도 안 하는 양반들이라 먹으러 갈 땐 거리와 상관 없이 당연히 차를 타고 간다. 장을 보러 많이 걷다가 중국집 같은 식당을 쳐다보면 아줌마들과 아이들로 바글바글...

대한민국 남편들 진짜 너무 불쌍하다.
게으른 마누라 덕분에 아침밥도 못 얻어먹고, 새벽에 일어나 버스에 지하철에 이리저리 치여서 힘들게 겨우 직장에 도착하여 좀 쉴만 하면, 직속상관의 잔소리가 또 시작 된다.
식당이 있는 회사면 좋으련만 매일 점심시간이면 여기저기 저렴한 식당을 찾아 헤맨다.
남편이 3, 4천 원 한 끼를 때울 동안 마누라와 아이들은 몇 만 원짜리 만찬으로 호강한다.

월급날이 두렵다.
친구가 그 남편에게 명품을 선물 받은 것을 들먹이며 비교하는 마누라가 무섭다.
아이의 성적이 낮은 이유가 비싼 학원을 못 보낸 것이라며 너무 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또 잔소리를 한다. 근사한 저녁밥은 고사하고 낮에 자기들이 먹다 남긴 피자로 대충 때우란다. 아... 왜 사는가 싶다. 젠장... 이렇게 살려고 장가를 간 게 아니었는데...
아버지 세대가 무진장 부럽다. 옛날엔 아버지 오시기 전엔 저녁밥도 못 먹었는데...

이런 나를 욕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네가 명절 스트레스를 받아 봤냐면서...
한 달에 한두 번 있는 명절도 아니고 어차피 지낼 명절인데 스트레스를 왜 받나?
우리 엄마들은 매일 수많은 자식들을 위해 도시락을 싸주셨다. 매 끼니 밥을 지으셨고...
따지고 보면 인생, 태어나는 순간부터가 스트레스다.
아이가 태어날 때의 기쁨은 잊고 성적만 따지며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부모들...
뭐가 행복인지 즐거움인지 진짜로 몰라서 그렇게 사는 것인가?
초심을 잃지 말라는 것은 인생 그 자체도 포함된다.

장을 보고 계산대에 서서 내 앞에 계산을 하는 젊은 아줌마를 보니 진짜 가관이다.
어째서 특판하는 물품은 하나도 안 사고 신기하게도 비싸게 파는 것만 골라서 담았는지...
비닐 봉투 하나 챙겨 오는 것이 그렇게 쪽팔린 것인가?
당연하다는 듯이 비닐 봉투도 50원을 주고 산다.
품격이 떨어진다고? 머리도 안 감아 모자를 쓰고 다니면서 뭔 품위? 세수는 했냐?

남편의 월급 봉투가 너무 얇다고 불만하기 전에 자신의 씀씀이가 너무 헤픈 게 아닌지 곰곰히 따져 봤으면 좋겠다. 주책스럽게 아이의 성적만을 따지지 말고 아이의 먹거리와 행복을 위해서 마음을 비우고 살았으면 좋겠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며 살기로 약속을 받았다고? 순수하게 당연한 뻥을 믿은 게 잘못이지, 그럼 세수도 남편이 대신해주랴...^^

아침밥을 챙겨 줘도 안 먹는 남편을 위해 밥 좀 제발 먹으라는 잔소리는 꼭 필요하다.
아이의 편식을 예방하고자 엄마 스스로가 나쁜 식습관을 고치는 것도 꼭 필요하다.
품격 유지를 위해 평소에 살면서 해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스스로 건강을 위해 많이 운동하고, 고지식함을 버리기 위헤 많이 생각하고, 식구를 위해 맛있는 요리도 하고, 아이를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이것저것 공부도 많이 해야만 한다.

덧붙여, 장보기도 알뜰살뜰하게 했으면 더더욱 좋겠다.
미리 전단지를 잘 살피고 꼼꼼하게 메모해서 장보기 가방 하나 매고 운동 삼아 걸으며...
돈이 없다며 불평하면서도 다이어트 한다며 돈을 따로 쓰는 사람들이 제일 답답하다.
몸상태는 개판이면서 옷빨과 화장빨을 위해 품격유지비를 지나치게 쓰는 아줌마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바로 다이어트인데 반대로 살면서 뭔 다이어트를 한다고...
네가 그렇게 다이어트를 잘 아냐고? 나만큼 잘 아는 사람도 드물다.
2009/07/06 - -50kg 다이어트 그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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