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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장보기, 반가운 특판 전단지

하수의 일상 | 2010. 4. 29. 11:23 | Posted by 하수


대박 장보기의 시작은 바로 특판 전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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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설겆이를 하고 샤워를 하니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우산을 들고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로 향했다.
학부형인 20대, 30대 젊은 아줌마들 여럿이 앞에서 수다를 떨며 우산을 들고 간다.
무슨 조폭도 아니면서 좁은 길을 가로 막고 일렬횡대로 줄 맞춰 시끄럽게 걸어간다.
"거, 길 좀 갑시다." 내 한 마디에 아줌마들의 느린 걸음은 멈추었고 옆으로 비켜섰다.

학교에 도착하니 수많은 차들이 시동을 켠 채로 매연을 풍기며 운동장을 채우고 있었다.
먹고 살기 힘들다며 말들은 많은데 차 끌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듯.
많은 아이들이 우산을 안 챙겨 왔고, 그 중의 대부분 부모들은 학교에 오지도 않았다.
산성비에 내성을 키우고자 스파르타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건지 원...

아이의 손을 잡고 걸으며 집에 도착하니 현관문에 고대하던 특판 전단지가 붙어 있었다.
비가 와서 흠뻑 젖은 채로 문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말이 현관문이지 문을 열면 바로 마당이라 비만 오면 전단지의 꼴이 말이 아니다.
젖었지만 반가운 전단지를 잘 펴서 빨래 건조대에 널었다.
어제부터 10일간 특판 행사기간인데 대충 훑어보니 특별히 살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비가 와서 날씨도 안 좋고 어젠 그냥 아이와 같이 숙제와 공부, 게임을 하며 방콕을 했다.


대박 장보기, 반가운 특판 전단지

내일과 5월 7일에 파는 시금치 한 단이 800원
5월 1일에 파는 무(특) 한 개가 900원 ☜ 깍두기나 한 번 담가볼까?
5월 3일에 파는 참타리 2팩에 900원, 애호박 2개에 천 원 ☜ 아... 진짜 대박
5월 4일에 파는 팽이버섯 5봉에 천 원 ☜ 저렴은 한데 집에 팽이버섯이 남아서...
5월 6일에 파는 깻잎 7묶음에 980원 ☜ 이 날 쌈 좀 싸먹어야겠다.



아래 쪽의 생선과 정육 코너를 보니 특별히 당기는 건 없고,
어제와 오늘 파는 생닭(1kg) : 3,500원(한 수) ☜ 요 녀석을 살까 말까 고민 중이다.
5월 4일, 5일에 파는 불고기용 돼지고기 : 2,500원/근 ☜ 특판 때 이런 건 네 근 정도 산다.



전단지를 뒤로 넘기니 요 게 눈에 확 뜨였다. 판계란 30개가 2,980원, 아직 냉장고에 계란이 있는데 행사기간이 기니까 나중에 다시 살펴봐야겠다. 오늘은 계란찌개나 만들까? ^^



냉장고에 아직 우유가 하나 있는데 부지런히 아이한테 먹이고 나중에 우유 또 사놔야겠다.
꽁치 통조림이 1,150원, 고등어 통조림이 990원, 모두 400g인데 무진장 저렴하다.
전에 미리 구입하여 놓은 게 남아서 이 녀석들은 그냥 패스...



평소에는 50% 세일인데 특판이라고 아이스크림을 60% 세일한다.
7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 280원이고 천 원짜리는 400원 꼴이다.
아이스크림은 사실 백해무익한 것이지만 아이 달랠 땐 이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추신>
어제 쓴 글에 진짜 이상한 댓글이 붙어 있었다. 주부도 아닌 어린 학생의 글이었다.
2010/04/28 - 초간단 조개 구이, 바지락 구이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을 진짜 몰라서 나쁜 부모가 있는 줄로만 아는 분의 익명 댓글이다.
청국장에 돼지고기에 양배추에 바지락에 두부 부침까지 아이 먹였는데 뭐가 부족하다고?
나만큼 아이에게 잘 먹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자부하는 나한테 저런 댓글이라니...
지방의 비율을 어떻게 나한테 논하는 건지... 내 글들을 읽기는 했나?
2010/04/21 - 삼겹살 후라이팬으로 맛있게 굽는 비법
2010/03/27 - 제육볶음? 돼지고기 김치 조림? 찌개?
2010/03/19 - 주말엔 외식 말고 집에서 돼지갈비를...
2010/03/08 - 돼지고기 구이 vs 김치 제육볶음
2010/03/06 - 엄지손가락 쌍으로 받은 주물럭 제육볶음
2010/03/04 - 웰빙 주안상, 청국장과 돼지고기 볶음
2010/01/20 - 삼겹살 물러가라, 앞다리살 주물럭 제육볶음

더 이상 지방을 많이 먹여서 내 아이를 소아비만 환자로 만들라고?
어젠 간식으로 식빵을 토스트해서 치즈 한 장 사이에 껴서 우유와 함께 아이에게 내줬다.
이런 사소한 간식은 포스트로 발행하기엔 좀 수준 미달이라 따로 소개는 안 한다.
오늘 아침은 아이와 같이 곰탕을 먹었다. 당연히 이런 것도 특별히 글로 쓸 수가 없다.
나는 간식을 먹지 않지만 내 아이의 간식 시간은 하루에 두 번이다. 영양이 부족하지 않다.
주부경력 50년에 식당을 오래 운영하셨던 내 엄마도 내 요리엔 태클이 전혀 없는데...

난 매일 아이가 학교에서 먹는 점심 메뉴와 겹치지 않도록 식단을 미리 짜고 있다.
내 한 달 생활비는 50만 원도 안 된다. 보험을 합쳐 자동으로 빠지는 금액만 30만 원이다.
베란다가 없는 14평짜리 전셋집이라 우리 집엔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안 키운다.
직접 육아와 살림도 안 해보고 이론만 따지는 양반들 보면 진짜 한심하고 깝깝하다.
나와 같은 환경에서 나만큼 할 자신이나 있는가? 장이나 제대로 본 적이 있는가?

난 딸아이가 만 세 살이 막 되었을 때부터 아이를 혼자 키운 홀아비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의 교육과 예절 그리고 먹거리는 그 누구보다도 소흘하지 않았다.
뭐가 그리 아쉽고 문제 투성인가? 오지랖 넓게 참견하는 습관부터 고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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