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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비싸니 할 일이 없다

하수의 일상 | 2010. 10. 8. 12:03 | Posted by 하수


내가 그나마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건 장보기 딱 하나다.
요즘 이 주특기를 사용하지 못해서 몸이 근질근질 했는지 담이 몇 차례 걸려 며칠 동안 진땀 좀 뺐다. 어깨쪽이 나을만 하니 그 아래 옆구리쪽이 또 걸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장을 봐야 반찬도 만들며 할 일이 생기는데 물가가 비싸니 진짜 할 일이 없다.
빨래, 청소, 설겆이? 그런 건 시간이 별로 안 걸린다. 아이가 학교에서 먹는 점심 메뉴를 유념하여 중복되지 않도록 장을 보고 메뉴에 알맞게 요리하는 게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요즘은 전업주부의 한계를 느낀다. 매일마다 두부에 콩나물만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난 여름철 3개월 정도를 제외하고 요리하기 힘든 국이나 찌개는 온라인으로 구입을 한다.
요리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라 가격 대비 효율성을 따져서 더 이로운 메뉴만을 고른다.
얼마 전에 여러 가지의 국 4인분(1.2kg)짜리 여섯 개를 시켰는데 이제 딱 두 개가 남았다.

오늘 아침엔 북어김치해장국에 연두부 반을 잘게 썰어 넣고 먹다 남은 엄마표 도토리묵도 넣어 칼로 난도질 좀 했다. 아침 메뉴로 이렇게 밥 대신에 연두부를 넣어 자주 응용한다.
저녁 메뉴는 장터소고기국이 예정인데 문제는 내일부터다.

내일은 딸아이의 엄마가 한 달에 한 번 놀러 오는 날이다.
아침엔 또 북어김치해장국, 점심엔 장터소고기국으로 해결하면 냉장고 안의 국은 모두 탕진이 되는데 저녁엔 무슨 수를 써야만 한다. 계란찌개를 요리하고 돼지고기 뒷다리살 조금 남은 거로 당면을 넣은 제육볶음을 만들던가, 차라리 중국집에서 탕수육+짜장2 실속 메뉴 15,000원짜리를 시키던가... 사실 특별식을 직접 요리하려면 돈이 더 들게 마련이다.
딸아이는 집에 누가 오면 특별식을 원한다. 자기 엄마까지도 손님으로 생각을 하는지...

일요일엔 딸아이와 함께 부모님 댁으로 가야만 하고 빈 반찬통만 들고 가려니 죄송스러운데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어서 짐도 별로 없을 것 같아 차를 안 끌고 버스 두 번을 타고 가려고 한다. 딸아이와 같이 버스를 타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아주 좋은 기회도 될 것 같다.

왜 일요일 마다 부모님 댁으로 가냐고?
딸아이의 넘치는 기운을 부모님이 받으셔야 또 일주일을 즐겁게 지내실 테고,
나 또한 엄마에게 어리광 좀 부려야 하니까... 한 번 막내는 영원한 막내다. ㅎㅎㅎ^^

월요일엔 또 국과 찌개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야겠다. 화요일 저녁까진 어떻게 잘 지내야 하는데, 아... 어쩔 수가 없네, 제일 만만한 두부와 콩나물이나 사야겠다. ㅠㅠ;;




그러고 보니 내일은 아이가 학교를 안 가는 날이라 주말 인사를 미리 해야겠다.
이웃님들, 주말에 비 소식이 없으니 가족들과 나들이도 하시며 즐겁게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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