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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100점 수학 100점 올 100점

하수의 일상 | 2010. 10. 14. 10:04 | Posted by 하수


국어 100점 수학 100점 올 100점


딸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고 얼마 전에 정식 시험을 처음 봤는데 어제 그 결과가 나왔다.
아빠인 내게 자랑을 하고 싶었는지 집에 오자마자 알림장을 꺼내 보여주며 도장을 찍으라고 했다. 91년도에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얻은 결재용 도장을 아직도 갖고 있는데 그 녀석을 꺼내 찍었다. 딸아이의 옷을 벗기고 머리도 감기며 샤워를 시키고 수다를 좀 떨었다.
"반에서 국어랑 수학 모두 100점 맞은 친구가 몇 명이야?"
"저랑 xx라는 여자애랑 모두 두 명이에요."
......
"아빠, 어느 친구는 90점 넘으면 천 원을 받기로 했대요."
"엥? 그럼 너도 돈 줄까?"
"아뇨, 전 안 주셔도 돼요. 아빠는 200원 아끼려고 한 시간 넘게 마트 다니시잖아요."
"......"

돼지고기 좀 먹이려고 했었는데 그제 돼지갈비를 먹인 게 생각나서 생각을 접고는 갓 지은 따뜻한 밥에 짜장을 넣고 비벼서 오이김치와 함께 주고, 난 300원짜리 두부 1/4과 250원짜리 연두부 1/3에 남은 짜장을 붓고 전자레인지에 1분을 돌려 식사를 대신했다.



대충 이렇게 때우면서 야구를 보고 있는데, 딸아이가 심심하다며 다른 걸 보자고 졸랐다.
하기야, 딸아이를 키우며 드라마도 끊고 사는데 이깟 야구쯤이야 안 보면 어떠하리...
한참 후에 소화가 다 됐다면서 또 뭐 없냐며 슬슬 입질을 하길래,
"뭐가 먹고 싶은데?", "치킨요~~~."

성적이 100점이라 상을 주는 게 아니라, 시험을 볼 때 집중을 잘해서 100점이 나온 거니 집중을 잘한 걸 축하하는 의미로 상을 주는 거라고 자세히 설명하며 치킨+피자 세트메뉴 12,000원짜리를 주문했다. 딸아이가 치킨을 열심히 뜯다가 배가 부르다며 그만 먹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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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기가 잔뜩인 입술로 내게 뽀뽀를 하기 시작했다. "아빠, 사랑해요~."
찝찝함을 뒤로 하고 포근히 안아 주며 나도 한 마디를 했다.
"아빠도 우리 딸 제일로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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