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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 딸내미와

하수의 일상 | 2009. 3. 15. 07:41 | Posted by 하수

아따... 손 시리다. 왜 이리도 추운건지...
어제 아침은 국물없이 짜장밥을 먹었다. 딸내미도 흡족해 한다.
애랑 좀 놀아주다가 집안일 하는데, 딸내미가 "아빠 배고파요~" 이런다. 아침밥이 모자른듯 ㅜㅜ;;
밥통 열어보니 밥이 아주 조금 있다. 머리 좀 굴리다가 결정했다.
냄비에 물 넣고 떡국떡 한 주먹, 손만두 1개, 라면 1개 넣고 끓이다가 달걀 하나 풀어 밥 말았다.
역시 한국인은 국물이 없으면 안 되나보다. 딸내미 아주 만족해 한다.
어린이집을 안 가는 토, 일요일엔 딸래미 방바닥 종일 구르는데, 어젠 좀 따분했나보다.
점심 먹고 설겆이 하는데, 딸내미가 티비보다가 "아빠 우리 나가요~" 이런다. 엄청 심심한듯.
"이렇게 추운데 어딜 나가냐~" 말해 놓고 내방에서 한 대 빨다가 동네부근 마트 특판전단지 발견.
뭐 살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거리도 왕복 2킬로 넘고, 날씨도 엄청 춥고...
딸내미가 방문 두드리며 "아빠 우리 나가요~" 자꾸 조른다. "알았다. 니방가서 기다려~" 말했다.
메모지 꺼내들고, '3분짜장, 감귤주스, 어묵, 순두부, 풋고추, 찹쌀떡' 간단하게 적었다.
외출할 정도의 모습인지 거울을 보니, 머리에 까치집이 있다. ㅜㅜ;;
얼른 샤워하고, 딸내미도 세수시켜 외투에 마스크에 장갑 끼우고,
시간 절약을 위해 세탁기 돌려놓고, 장보기 전용가방 매고 집을 나섰다.
아~~~ 춥다. 나도 장갑 낄껄 그랬나??? 애 손 꼭 잡고 대장정에 나섰다.
돌아오는 길 집근처 다와서 애가 힘든듯 "아빠, 잠깐만요" 이러면서 다리를 자꾸 주무른다.
"야, 너 이정도도 못걸으면 동물원은 어떻게 가냐? 동물원은 엄청 넓어서 오래 걸을 수 있어야 가는데."
이러니까, 딸내미 "자 됐어, 이제 가요~" 이런다. ㅋㅋ 짜슥.
집에 오자마자 찹쌀떡 달라고 조른다. 딸내미 별명은 "떡순이".
떡 먹고, 주스도 마시니 애가 행복한 미소를 지은다. 이 맛에 애 키우나보다.
마른 빨래 정리하고, 세탁한 빨래 널고, 화장실 청소 좀 하니 저녁시간. 뭐 한 것도 없는데... ㅠㅠ;;
"저녁 뭐 먹냐?" 물어보자, "제육볶음 먹어요~" 이런다.
"얼려놓은 고기 녹이려면 한참 걸리는데, 먹고 싶으면 미리 얘기를 해야지~" 이러니까,
"그럼 치킨 시켜요~"이러는게 아닌가? 흠... 치킨과 피자(세트메뉴) 먹은지 2주 정도밖에 안 됐는데...
고민하고 있는데, 딸내미가 애처러운 표정으로 계속 쳐다본다. 우띵... "알았다" 주문했다.
꺼내 놓으니, 다리 한 개 집어먹으며 나머지 하나도 자기 자리쪽으로 옮겨 놓는 딸내미. 누가 뺏어먹나?
난 날개 뜯으며 소주 한 잔 걸쳤다. 나름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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