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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원짜리 장화

하수의 일상 | 2009. 4. 16. 12:34 | Posted by 하수

지금까진 딸내미 여름에, 
비가 올 때면 양말은 가방에 넣어 맨발에 샌들을 신겨 어린이집 보내고, 교실 올라가면 양말을 꺼내 신으라고 했었다.
큰 우산을 내 한 손에,  나머지 손엔 딸의 손을 붙잡고 어린이집을 오갔는데, 비가 아주 많이 올 때면 애한테 빗물이 조금 뿌려져서 작년엔 우비를 입혔다.
장화도 사줘야지 하면서도 맨날 미루고 미루고 했었는데, 온라인 쇼핑몰에서 4천 원에 파는 물건을 주문하여 어제 받았다. 남아도는 포인트로 택배비를 대신했다.

어제 저녁에 딸내미 집으로 대리고 오면서, "집에 장화 사놨다" 하니까", "진짜? 진짜로?"라며 엄청 좋아 한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눈치를 슬슬 본다. 장화를 신어보고 싶은 모양이다. "옷 갈아입기 전에 장화 신어봐. 잘 맞나 보게". 조금 헐렁한 데도 딱 맞는다고 우긴다. 마음에 든 듯. 노랑색을 살까 하다가 애가 워낙 분홍색을 선호해서, 조금 촌스러운 색이면 어쩌나? 했는데 생각보다 이쁘다.

비싸고 아주 좋은 선물은 아니지만, 가끔씩 이렇게 뭐라도 사주면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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