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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장갑 덕을 많이 보는 계절

하수의 일상 | 2009. 11. 17. 11:21 | Posted by 하수

요즘 날씨가 추워 보일러를 타이머 기능을 이용해 1.5시간에 한 번씩 돌게끔 저녁에 맞춰놓는다.
아침에 먹을 음식을 준비하면서 보일러를 온수로 돌려놓는다.
온수를 쓰기 위해서가 아니다. 난 기름기가 많은 그릇들의 설겆이면 몰라도 주방에서는 찬물만 쓴다.
아이와 아침을 맛있게 먹고 아이 샤워시키고 나 샤워하고...
목욕탕 데운답시고 나부터 샤워를 하니까 아이를 씻길 때 기운이 빠져서 순서를 바꿨다. ㅎㅎ^^
아이 내복은 당연하고 털로 짠 외투, 부츠, 마스크 씌워 나도 한쪽 손엔 장갑 끼고 어린이집을 다녀온다.
왜 한쪽 손만 장갑을 꼈냐고? 아이 손 잡을 손만 장갑을 끼면 되니까. 나머지 손은 그냥 호주머니에...^^

집을 나서기 전에 장롱문과 창문들을 모두 열어 놓아 온종일 환기 시킨다.
1층에 살고 마당이 있는 집이여서 집 자체가 좀 축축한 편이라 평일은 매일 환기를 한다.
지금 어떤 자세로 이 글을 쓰고 있냐고?
목까지 올라오는 두꺼운 외투 입고 방석 두 개 위에 양반다리로 앉아 작은 이불을 다리에 두르고 있다.
다른 곳은 모두 괜찮은데 손가락만 시렵다. ㅎㅎ^^

아이와 손인사 나누고 이제 집에 돌아오면 아침에 어질러 놓은 설겆이할 것들이 주방에서 나를 반긴다.
예전 같으면 이런 추운 날씨에 맨손으로 찬물에 설겆이하느라 입을 악다물고 인상도 구겼을 것이다.

고무장갑 덕을 많이 보는 계절

며칠 전에 특판하는 마트에서 990원 주고 산 고무장갑이다. 크기가 大라 남자인 내 손에도 잘 맞는다.
한겨울이 되면 찬물에 고생을 하겠지만 일단 요즘 계절엔 진짜 저 고무장갑 덕을 많이 본다.
흠... 지금 생각하니 한겨울엔 얇은 면장갑 끼고 그 위에 저 고무장갑 끼면 찬물도 걱정 없겠다.^^

난 속된 말로 공돌이다. 공고, 공대 모두 기계를 전공한 놈이다.
직장생활할 땐 기술부, 연구소 등에서 기계설계를 담당했는데 가끔 기계를 만질 일이 생긴다.
무엇을 개발할 때 샘플 부품은 거의 외주처를 통해 제공 받지만 간단한 것은 직접 제작할 일도 있다.
무엇을 운반하는 것 말고 선반, 밀링머신 등을 아주 가끔 만질 일이 있는데 장갑은 절대로 안 꼈다.
회전하는 기계에 장갑이 끼게되면 큰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내게 장갑이란 참 익숙하지 않은 물건이다. 답답하고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어릴 적 부모님이 식당을 하실 때 아주 바쁠 땐 가끔 식당 주방에서 설겆이를 도와드렸다.
물론 그 때도 맨손으로 설겆이를 했다. 맨손으로 하는 게 일도 빠르고 그릇이 미끄럽지가 않았다.

고무장갑을 며칠 써보니 이젠 조금 익숙해졌다. 진작 추위에 떨지 말고 고무장갑을 쓸 걸...
지금은 다 나았지만 한동안은 주부습진으로 고생이 심했다. 홀아비가 무슨 청승이었는지...^^
설겆이 후 고무장갑의 물기를 어떻게 제거하시는가?
싱크대 위 선반의 손잡이에 빨래집게 하나로 저렇게 집어놓으니 아주 그만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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