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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다음 주에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방학이 아닌 방학인 관계로 매일 집 안에서 방콕만 하다가 어제는 잠깐의 나들이를 했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아이의 손톱과 발톱을 깎고, 머리 감기며 샤워 시키고 단장을...
딸아이가 매니큐어도 칠해달라고 졸라 예쁜 보라색 매니큐어도 칠해줬다.
불혹 넘은 홀아비라 눈도 많이 침침한데 늦둥이 딸아이의 요구에 대처하기 참 힘들다.^^
날씨가 포근하니 많이 풀렸다. 아이는 단단하게 입히고 난 얇은 점퍼를 입었다.



약수터 올라가는 길이 많이 미끄러웠다. 땅이 너무 질어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걸었다.
봄과 여름에 그렇게 풍성했던 나무 친구들이 앙상하게 메말라 있었다.
사실 아이와 같이 약수터 갈 때는 운동은 거의 포기하고 산책의 개념으로 다녀왔었다.
아이가 이젠 많이 커서 걷는 속도가 나 혼자 걷는 속도와 거의 비슷하다.
중간에 덥다고 해서 겉옷 지퍼 조금 내려줬다. 목이 시원하니 기분이 좋다고...



태양을 바라보며 역광으로 사진을 찍으면 가끔 희한한 광경이 나온다.
눈이 부신 태양의 흔적이 검은 나무에 한 빛인 흰 점으로 자신을 다르게 표현한다.



너무도 푸르러 하늘을 숨겼던 나무들이 이젠 휑하니 나체쇼를 하고 있다.
이 친구들 한겨울 동안 다이어트를 했나? 왜 이리 말랐어?



숨이 차서 힘들다면서도 약수터에 도착하니 아이가 뛰어다니며 여러 운동기구를 찾았다.
나무에 걸려있던 훌라후프도 몇 번씩 돌리며 잠시 약수터에 머물렀다.
"자, 이제 가자.", "벌써 가요?", "초등학교랑 놀이터 안 갈래?", "빨리 가요~~~."



산에 올라가는 길은 미끄러웠지만 내려가는 길은 포장도로라 걷기가 편했다.
역시나 푸르고 웅장했던 이 나무 친구들도 앙상하게 다이어트 중이다.



아이가 다음 주부터 다닐 초등학교를 들렀다.
아이와 약수터 다녀오는 길에 자주 들러서 이미 친숙한 초등학교다.
아담한 학교라서 1학년이 고작 모두 세 반인데 내 아이는 1학년 1반이다.
같이 어린이집 다니던 친구가 같은 반에 네 명이나 포진되어 있다.
철봉과 그네 조금 타다가 동네 놀이터 가자니까 저렇게 앞서서 뛰어 나갔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스프링 카다. 이 놈 저 놈 저쪽 놈 번갈아 타며 아주 신났다.
다른 날 같으면 사람들로 바글거렸을텐데 이상하게 하니 우리 둘뿐이었다.



내가 이 놀이터를 씁쓸하게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 것이다.
아이가 다닐 초등학교의 선배들이 직접 친필한 지저분한 낙서들... ㅡ.,ㅡ

미끄럼틀도 타며 조금 놀다가 집에 가자고 하니까, "벌써 가요?" ㅠㅠ;;
"이제 점심 먹어야지.", "배 안 고파요."
"점심 먹고 컴퓨터 게임 할건데?", "빨리 가요~~~."
아이 꼬실 땐 컴퓨터 게임이 딱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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