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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절이는 쉽게 만드는 오징어젓 배추 겉절이


겉절이를 좋아하지만 만들기가 귀찮고 어렵다며 쉽게 요리에 도전하지 못 하는 분들이 많다. 입맛 없는 한여름, 배추 겉절이만 있어도 밥 한 공기는 뚝딱이다. 다른 분들이 요리를 하면 어려운 요리도 내가 하면 난이도 최하가 된다. 왜냐고? 난 하수니까... ㅎㅎㅎ^^

요맘 때쯤 작년에 만든 김장 김치는 없는 게 당연하다. 배추 김치를 담그기는 아직 좀 이르고 그렇다고 열무 김치와 깍두기만 먹기는 좀 허전하고... 이럴 땐 배추 겉절이가 해답.

배추 겉절이를 오징어젓을 이용해 아주 쉽고 빠르게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며칠 전 부터 저 전단지를 볼 때마다 다른 부분은 안 보이고 배추만 보였다.
장을 보려고 장보기 가방 둘러매고 대문을 나서는데 또 다른 마트의 특별 세일 전단지가 눈에 띄여서 가지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한 번 쓰윽 살피고는 비닐 봉투 하나를 더 챙겼다.

날씨가 꼭 소나기가 내릴 것 같았는데 괜히 모자를 쓰고 나왔다. 덕분에 육수 좀 흘렸다.
내 주특기는 장보기다. 나만큼 저렴하게 장을 보는 사람을 아직까진 못 봤다.
운동 삼아 무조건 걷는다. 난 운동을 따로 하지 않는다. 봄철에 약수터 가는 거 빼고....

중형마트에서 특별 세일을 하면 전단지 좀 미리 보고 장을 봐야 정상 아닌가?
집에서 전단지를 못 봤다면 마트에 놓여 있는 전단지를 보고 장을 봐야 주부 아니던가?
먼저 계산을 하는 50대 두 아줌마가 있었는데 계산을 마치고 놓여 있는 전단지를 살핀다.
포인트 적립은 꼬박꼬박 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뭐하냐고? 비싼 거만 골라서 샀는데...
나이와 경력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나쁜 습관은 처음부터 바로 고치는 게 중요하다.



장을 보고 집에 도착하여 옷 홀라당 벗고는 욕실에서 찬물로 시원하게 샤워부터 했다.
육수쟁이는 여름이 되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삐질삐질... 덕분에 빨래를 자주 한다.^^
12시쯤 집에서 출발했었는데 시계를 보니 1시가 훌쩍 넘었다.



먼저 장보기 가방부터 살펴보면 왕복 2.5km가 넘는 중형마트에서 산 물건들이 들어 있다.
배추 한 포기를 1,200원, 냉면 육수 다섯 개를 980원, 70% 세일하는 아이스크림 몇 개.
흠... 전엔 냉면 육수 여섯 개를 천 원에 팔더니... 사정이 안 좋아졌나? ㅎㅎㅎ



비닐 봉투를 열어 보면 왕복 1.5km 거리의 또 다른 중형마트에서 구입한 물건들이 있다.
냉면 1kg을 990원, 연두부(300g) 네 개를 900원, 요구르트 15개를 900원, 3분 짜장과 카레를 각각 500원씩에 구입했다. 사실 여기도 아이스크림은 세일을 하는데 60% 세일이고, 냉면 육수도 저렴하게 팔지만 다섯 개에 천 원으로 위 마트보다 조금 비싸다.



이미 지저분한 맨 바깥 겉대 몇 개를 마트에서 버리고 왔다.
내가 사는 집엔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안 키우는 관계로...
욕실에서 배추를 뜯으며 깨끗이 씻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으니 자동차보험을 재계약하자는... 때가 되면 내가 알아서 전화를 걸텐데...
놀 땐 전화 한 통도 없더니 꼭 욕실에서 일만 하면 전화가 온다.
며칠 전에도 욕실에서 머리를 깎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받아 보니 잘못 온 전화. ㅠㅠ;;
난 집에서 옷 벗고 직접 머리를 깎는다. 여름엔 괜찮은데 겨울엔 추워서 좀 떤다.^^
2009/08/14 - 스님은 왜 제 머리를 못 깎지? 난 깎는데.



큰 대야 바닥에 있는 물을 없애도 배추가 이미 촉촉하여 국물이 생길 정도다.
배추를 식가위로 마구 자르고 꽃소금 두 스푼을 뿌리며 오징어젓 250g 정도를 넣었다.
오징어젓은 미리 예전에 100g당 900원에 저렴하게 구입해 놓은 것이다.



오징어젓이 냉동실에 보관하던 것이라 식가위로 잘게 자른다고 한참을 들고 있었더니 엄청 시려워 왼손에 동상이 걸릴 뻔 했다. 한여름에 동상이라니... ㅎㅎㅎ



슥슥 양손으로 대충 버무리고 간을 보니 허걱... 이미 딱 맞았다.
원래는 약간 싱겁게 해서 까나리액젓을 넣으려고 했었는데 소금의 양이 좀 많았는 듯...



고춧가루 한 스푼과 깨를 조금 뿌리고 잘 섞으며 밀폐 용기와 위생 비닐에 담았다.



밀폐 용기는 저녁에 시원하게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고 비닐은 좀 익히려고 싱크대에 올려 놓았다. 중간 중간에 가끔씩 뒤집어 주면서 간이 더 잘 배이도록 국물을 순환시켰다.
너무 색이 하얗다고? 어린 딸아이와 함께 먹을 건데 매우면 안 되니까...

배추 겉절이와 궁합이 맞는 요리로 저녁을 차렸는데 글이 너무 길어 여기에서 마친다.
힌트를 좀 드린다면, 큰 애호박 세 개를 천 원에 사 놓은 게 냉장고에 있었다.

입맛 없는 한여름에 배추 겉절이는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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