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겨우 고쳤고 어젠 부모님이 이사를 하셔서 거길 다녀왔다.
전업주부인 홀아비 막내아들이라 살림도 해야 하고 바쁜 일이 없으니 부모님도 챙겨야만 한다. 부모님의 이사가 완전 포장이 아니라 반 포장이라서 한동안 이사 준비에 바쁘셨다.
장보기가 너무 안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가시니 뭐라도 해드려야 마음이 편할 것만 같았다.
그그저께인 26일 날씨가 추워 웅크리고 있다가 전단지를 살피고는 장을 보러 나섰다.
머리를 감고 덜 말리고 나가서 날리는 바람에 머리 속까지 정신이 버쩍 들었다. @.@^^
햇살이 너무 따뜻하다. 전업주부의 이 여유로운 산책이란 너무 호젓하고 부드럽다.
거리가 왕복 2.5km가 넘고 시간이 한 시간도 넘게 걸리는 장보기라 은근히 운동이 된다.
예전에 부모님께도 커피믹스를 업소용으로 드실 걸 권유했더니 나중에 사오라고 주문하셔서 두 가지를 구입하며 오이 다섯 개와 부추 한 단을 각각 1,580원에 아주 저렴하게 샀다.
2010/09/27 - 커피믹스에도 발상의 전환이
시원하게 세수하며 손을 씻고 오이를 다듬어 깨끗이 씻고 길이 방향으로는 6등분을 하고 각각을 4등분하여 넓은 체에 받았다. 저 체는 예전에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보관함으로 쓰던 건데 집에선 한 번도 안 쓰다가 처음 등장한 녀석이라 미리 깨끗이 씻고 닦았다.
부추 한 단도 깨끗이 씻어 체에 받았다. 부추 씻는 건 일도 아니다. 뭐에 비하면?
바로 요 녀석 쪽파에 비하면...^^
일요일 아침에 부모님 댁에 사다 드렸지만 귀가하는 길에도 또 들러 산 1,380원짜리 쪽파.
이미 몇 뿌리를 꺼내 요리를 만들어 먹어서 완전히 한 단이 아닌 상태다.
주방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쪽파를 다듬기 시작했다.
엄마는 칼로 다듬으시지만 난 그냥 왼쪽 손톱으로 다듬는다. 덕분에 왼손은...
노가다를 연상시키는 상태... 왼손의 엄지 손톱이 매일 고생이다. 미안하다...^^
나중에 다른 요리에 넣기 위해서 쪽파 몇 뿌리는 남겨 잘 보관하고 정리를 하고는
깨끗이 손도 씻고 쪽파도 씻어 체에 받았다. 한 시간 정도 방치하다 김치를 담그기 시작.
쪽파와 부추를 대충 5등분으로 썰어 넓은 대야에 담고
꽃소금, 갈은 마늘, 고춧가루, 까나리액젓, 굴소스를 꺼냈다.
양념의 양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계속 맛을 보며 추가했기에...
집에 있는 배추김치의 양념이 너무 많아 부담이 되어서 국물을 포함해서 여기에 넣었다.
오른손은 숟가락을 들고 있지만 왼손은 계속해서 노가다 중...
썰은 오이를 담고 고춧가루, 액젓, 소금을 더 넣고 골고루 계속 주물렀다.
맛을 보니 꼬리꼬리하고 간간한 것이 밥과 같이 먹으면 간이 딱 맞을 것 같았다.
자, 이제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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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막내아들표 쪽파 부추 오이김치 완성...^^
그제 아침에 컴퓨터를 고치려고 차 트렁크에 싣고 부모님께 드릴 저 김치, 라면 한 박스, 커피믹스와 짜장 등을 같이 넣고 수리점에 갔는데 문이 닫혀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오후에 문을 연다고 했다. 다시 오후에 차를 탔더니 헐... 김치 냄새가 모락모락...^^ 밀폐용기에 담았는데도 김치의 냄새는 엄청 강한가보다.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의 콘덴서도 교체하고 압축공기로 청소도 하고 이것저것 새단장을 하고 3만냥 내고 집에 왔더니 딸아이의 귀가시간이 근처라 저녁식사를 준비해야만 했기에 블로그를 쉬었다. 난 전업주부니까...^^
어제 딸아이를 든든하게 밥 먹여 꽃단장 시켜 학교에 보내고 나도 샤워하곤 부모님 댁으로 향했다. 부모님의 이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에 하겠다. 다만 어제 오후 늦게 저 김치를 꺼내 엄마께 드리니 맛을 보시곤 한 마디 하셨다. "호호호... 어쩜 이렇게 잘 만들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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