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수는 곧 다이어트, 나처럼 살면 날씬해진다.
어제는 한 달에 세 번 부모님댁에 딸아이와 놀러 가는 날이었다.
승용차를 아주 가끔만 몰다보니 차에 먼지가 수북하게 쌓였다. 모처럼 청소도 해주고...
버스를 두 번 타야 갈 수 있는 부모님댁이다.
원래는 근처에 살았었는데 일부러 3년 전에 이사를 왔었다.
내 오래된 블로그 이웃분들은 그 이유를 잘 아실 것이다.
근처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서니 아버지께서 나오시더만 한 말씀을 하셨다.
"하수야~ 순댓국 먹으러 가자~.", 허걱... 웬 순댓국?
동네에 순댓국 새로 신장개업을 한 곳이 있다면서 맛보러 가자고 하셨다.
거리가 좀 멀다며 차를 타고 가자고 하셔서 다시 또 차를 끌고 기사 노릇을 했다.
사진을 못 찍어 다음 로드뷰로 그 식당을 표시하려고 했는데 아직 옛사진만 떠서...
어쨌건 부모님과 나 그리고 내 딸아이 네 명이 세 그릇을 시켜 아주 맛있게 먹고 왔다.
돌아와서 특판하는 마트가 없냐고 여쭤봤더니 있기는 한데 거리가 좀 먼 곳이라고...
부모님댁에서 대략 2km 오르막에 위치한 마트였다.
평소 평일에는 아이가 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오는 터라 난 점심 식사를 안 한다.
부모님댁에 놀러 가면 진짜 모처럼만에 점심을 얻어먹고 오게 된다.
배도 빵빵하겠다, 장보기 가방 둘러 매고 큰 비닐봉투 하나도 챙겨 혼자 걷기 시작했다.
바람이 많은 날이었지만 내 빠른 걸음과 오르막 길이 땀이 나도록 만들었다.
난 다이어트를 따로 하지는 않는다. 그냥 생활 자체가 다이어트다.
그냥 걸었다. 아무 생각 없이 오르막 길을 걸었다. 길거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무슨 동네가 일요일인데 사람 구경이 이렇게 힘든가... 가로수만 쳐다보며 걸었다.
마트에 힘들게 도착에 미리 쪽지에 메모한 것을 손에 쥐고 장을 보기 시작했다.
이것 저것 유통기한도 잘 살피며 착한 가격의 상품만 골라서 장을 봤다.
장바구니의 무게가 장난이 아니여서 외투를 벗어 허리에 둘러 매고 긴팔도 걷어 올렸다.
돌아오는 길이 내리막이라 편할 줄 알았는데 육수가 장난 아니게 흘러내렸다.
얼마나 샀길래 그렇게 땀을 흘렸냐고? ㅎㅎㅎ 인증샷 바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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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미리 메모한 쪽지, 오른쪽은 영수증이다.
멍게(1봉) : 4,500원 ☜ 엄마가 좋아하셔서 6천 원짜리를 특판이라 싸게 샀다.
키위(980원/팩) : 1,960원 - 2팩
써니텐(850원/개) : 1,700원 - 2개 ☜ 이 녀석들의 무게만 3kg ㅠㅠ;;
짜파게티(3,150원/5봉) : 6,300원 - 5봉 2개
꽁치통조림(990원/400g) : 1,980원 - 2개 ☜ 진짜 엄청 저렴하길래 2개 샀다.
어묵(150g+150g) : 950원
2,000 빵류 : 식빵을 비롯해 네 가지를 3,990원에 샀다.
아이스크림(60% 세일) : 7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280원씩 4개를 샀다.
아이스크림은 장을 보러 출발하기 전에 딸아이가 특별히 주문한 것이다.
생각해보니 작년 가을 이후에 처음 사주는 아이스크림이었다. 덕분에 나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이스크림은 아주 가끔씩만 즐기자. 살을 찌우고 싶은 분들은 자주 즐기시길...
멍게는 간식으로 같이 시식하는 분위기로 맛을 보는 수준이었다. 잘은 녀석 딸랑 5개라...
키위 한 팩은 놓고 오고 한 팩은 껍질을 깎아서 위생 비닐에 담아왔다.
우리 집은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안 키운다. 가끔 과일은 이렇게 깎아 오니까...
써니텐 1개, 짜파게티 5봉, 빵 두 가지도 본가에 놓고 왔다.
칠순이 넘은 부모님이시라 이런 건 잘 사서 드시지 않기 때문에 나라도 챙겨 드려야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엄마가 김치며 쌈장이며 나물이며... 달걀 한 판까지도 챙겨주셨다.
막내가 홀아비로 딸아이와 딸랑 둘이 사는 걸 안쓰러워 하시는 엄마.
엄마, 안타까워 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 지금 아이 깨우고 아침밥 차리러 가야해서...^^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행복하면 그 뿐입니다. 저 엄청나게 행복하거든요...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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