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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비빔밥, 나물 데치지 말고 찌자



어제가 14일이니까 전단지에서 가운데, 애호박과 시금치를 저렴하게 사는 날이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지만 볕은 따뜻했다. 가을 햇볕을 온몸으로 느끼며 나들이를 했다.
전업주부의 여유로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한가롭게 걷는 장보기는 운동도 되지만 사색을 즐기는 시간이 된다. 모든 걸 포기하고 가정을 위하는 전업주부도 해볼 만 하다.^^

내가 로또를 안 사는 이유는 바로 이 행복을 버리기 싫어서다. 진짜 운이 지지리도 안 좋아 내가 산 로또가 몇 십억 원의 1등에 당첨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순간 머리 속이 아찔하다.
돈에 눈이 멀어 부모, 형제는 신경도 안 쓰고 멀리 해외로 도망가기 바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생이별을 하는 셈인데 차마 인간으로서 도저히 못할 짓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사는 게 불행한 것도 아닌데 불필요한 모험을 할 필요는 없다. 난 이미 행복하니까...


현실에 만족을 해야만 행복을 느낄 수가 있다


시금치 한 단을 980원에, 애호박을 개당 780원씩에 세 개를 샀으니 행복하지 않겠는가? ^^



시금치 세 뿌리를 손질하며 깨끗이 씻어 체에 받았더니 체에 한가득이다.



찜기 바닥에 물 반 컵을 넣고 손질한 시금치를 올리고 뚜껑 덮어 가스불 1단으로 켰다.

나물, 오징어, 물미역 등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치는 경우가 있는데 영양분이 생각보다 많이 물에 흡수가 된다. 몸으로 가야 할 영양분이 버려질 물로 가는 셈이라서 무진장 아깝다.
이제부턴 끓는 물에 데치지 말고 찜기, 찜통을 이용해 찌는 습관을 갖는 것도 좋겠다.



물이 아주 조금이라 금방 끓어 시금치 고유의 향기가 난다.
불을 켠지 3분 정도가 흘러 불을 끄고 뜸도 들일 겸 그냥 30분 넘게 방치를 했다.



다 익고 식은 시금치를 꺼내 꼭 짜서 체에 받으니 그 풍만했던 자태가 완전 쭈글쭈글...
이미 찜기가 다 식었기 때문에 설거지 하기도 편하다. 세제 없이 물로만 닦으면 되겠다.

오후 다섯 시가 넘어 딸아이가 집에 도착해선, "아빠, 학교 다녀왔습니다~."
내가 장보고 집에 올 땐 없었는데 딸아이의 손에 못 보던 또 다른 전단지가 있었다.

찬밥이 조금 있어서 용기에 찬밥과 달걀 하나를 넣고 전자레인지에서 1분을 돌리고 시금치 몇 개를 골라 잘게 자르고 참기름, 깨, 간장, 고추장을 넣어 비빔밥을 뚝딱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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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시금치 비빔밥 완성...^^

딸아이가 환호성을 지른다. 나물은 싫어해도 비빔밥은 엄청 좋아하는 아이라서...
상을 차리고 딸아이가 밥을 맛있게 먹는 걸 확인하고는 내 방으로 와 그 전단지를 살폈다.



허걱... 오이 다섯 개를 1,980원에 주고 사서 좋아했는데 여기는 일곱 개를 2천 원에 판다.
애호박도 두 개를 1,500원에 팔고, 맨 마지막 날엔 깻잎 일곱 묶음이 천 원... @.@^^

화요일에 오이김치를 만들었는데,
2010/10/13 - 리필용 오이김치, 부추 겉절이

그 안의 오이를 골라 따로 담아 놓고 남은 오이로 또 다시 리필 좀 해야겠다.
쪽파도 싸게 파는데 파김치도 담가볼까? 아... 오늘도 너무 행복해서 비명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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