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정신은 좀 여유가 있는 사람이 발휘해야 하는데 개뿔도 없는 놈이 간만에 실험 좀 해봤다. 돼지고기 수육은 많은 물을 끓이고 그 안에 넣어서 한참을 끓이는 게 보통인데 내가 평소에 하던 요리법과 비교할 겸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차 찜기에 넣고 쪘다.
돼지고기 수육용 생고기 뒷다리살 세 근을 8,900원씩에 팔길래 2.2kg 넘게 사서 다섯 등분을 하고 두 덩어리는 부모님께 드리고 세 덩어리를 가지고 와서 냉동실에 보관을 했었다.
한 덩어리를 꺼내 해동을 시키고 찜기의 뚜껑이 덮히도록 고기를 반으로 갈랐다.
난 평소엔 수육을 덩어리째로 삶거나 찌지 않는다.
고기를 잘게 썰어서 찌면 시간이 5분도 안 걸리는데 덩어리째로 찌면 세월아 네월아...
중간에 물을 계속 부으면서 시간을 재어보니 헐... 30분도 넘어 45분이나 걸렸다.
이 실험은 사실 지난 주에 벌인 일인데 일요일에 부모님 댁으로 놀러 갔다가 이 무식하고 무모한 실험을 엄마께 보고하면서 함께 돼지고기 수육 요리법의 결론을 냈다.
어차피 썰어서 먹을 거 미리 썰어 찜기에 찌자
5분도 안 걸리는 요리를 진짜 무식하게 45분 넘도록 쪘으니 가스비만 날린 셈이었다.
얇게 썰은 고기를 물에 넣고 끓이는 건 정말 비추다. 찜기에서 찌는 게 정답이다.
물론 그냥 먹으면 좀 찝찝하니까 깨끗이 씻어야만 한다.
엄청 저렴하게 구입한 부추와 시금치를 조금 꺼내 깨끗이 씻어 체에 받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돼지고기 수육을 깨끗이 씻고 물기를 털고는 먹기 좋게 썰었다.
자,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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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돼지고기 수육 쉽게 요리하기 완성...^^
ㅎㅎㅎ 오늘도 제목이 이상하네 역설법도 아니고...
딸아이가 수육 한 점을 새우젓에 찍어서 먹더니 쌈장을 젓가락으로 콕 찍어 입에 넣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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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 한 줄기와 시금치 하나를 집어서 먹었다. 짜식... 먹는 자세 하난 기가 막히다.^^
난 요리를 연구를 하는데 있어서 맛있게 보이거나 영양가를 특별히 따지지는 않는다.
한식당을 오래 운영하셨던 부모님과 상의도 하며 맛있고 빠르게 요리하는 법을 연구한다.
식구가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요리는 이미 그 냄새에 질려서 막상 음식을 먹을 땐 100% 맛을 제대로 못 느낄 수가 있다. 생선을 엄청 좋아해도 생선 굽는 냄새를 싫어하고 청국장을 허벌나게 좋아해도 그 끓이는 냄새를 싫어하는 분들이 많다.
다시 또 강조한다.
어차피 썰어서 먹을 거 미리 썰어 찜기에 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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