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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필요한 건 지식이 아닌 자신감

하수의 일상 | 2010. 10. 20. 12:03 | Posted by 하수


아이가 필요한 건 지식이 아닌 자신감


평균 95점 이상이면 저 상장을 준다는데 올 100점을 맞았으니 1등으로 받은 셈이다.
어제 딸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책가방에서 상장을 꺼내 아빠인 내게 한참 자랑을 했다.
2010/10/14 - 국어 100점 수학 100점 올 100점

난 내 딸아이에게 과외나 학원과 같은 별도의 교육은 하지 않고 다소 자유스럽게 친구들과 놀 수 있는 방과후교실만 보내고 있다. 지불하는 건강보험료 금액을 기준으로 어느 수준 이하면 혜택을 받는 게 두 가지인데 급식비 공제와 수업 후에 진행하는 특기적성 교육활동 자유수강권이다. 이번 달부터 딸아이는 일주일에 두 번씩 학교 컴퓨터실에서 공부한다.

딸아이는 만 세 살부터 나와 단둘이 살았다. 일찍 성장하는 편이라서 덩치만 컸지 12월생이라 친구들에 비해 좀 어리버리했고 어린이집에서 엄마 이야기가 나오면 약간 눈치를 본다는 선생님의 말씀도 있어서 우려도 했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시키며 주눅들지 말라고 자주 일러 주었다. 다른 친구들은 영어학원, 피아노학원, 태권도장 등을 다닐 때 딸아이는 나와 함께 장을 보고 산책을 하고 약수터를 다니며 운동을 했고, 구구단 중 5단만 외워 시계 보는 법을 배웠으며, 아빠에게 배우는 젓가락 행진곡 등으로 피아노학원을 대신했다. 아이의 엄마는 영어학원 선생출신이라 아이가 어릴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길 원했지만 미리 배워봐야 쓰지 않으면 다 까먹기 때문에 영어는 특별히 가르치지 않고 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학습지를 구독하는지 방과후교실 프로그램 중에는 개별 문제집 풀이 시간이 있는데 내 딸아이는 학습지가 없어서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라고 시켰다.
예습도 좋지만 복습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고 생각한다. 난 아이가 공부하다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을 체크하여 가끔 직접 교재를 만들어 풀도록 하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또는 그 바로 아래의 나이라면 내 블로그 카테고리 중 교재를 선택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어젠 통계청에서 인구주택총조사(인터넷조사) 안내문을 받았는데 인터넷조사에 참여하면 초, 중, 고등학생에게 봉사활동시간도 부여한다니 금요일부터인 기간에 꼭 참여해야겠다.
형편이 안 되니 아이를 부유하게 키우진 못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선 최선을 다 하려고 노력한다. 새 책을 사주진 못 하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두 권씩 두 번을 빌려서 보도록 하고, 방학 중엔 자주 동네의 작은 도서관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 같이 간다.

토요일 오후엔 아이와 함께 컴퓨터로 공부도 하고 동화도 보고 피아노도 배우고 자판 연습도 하다가 간식을 먹이고는 한두 시간 게임을 하게 한다. 아이도 엄연히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이라 풀어 줘야만 한다. 스트레스 푸는 건 맛있는 간식과 컴퓨터 게임이 짱이다.^^

효도는 가르칠 수 없는 덕목이다. 내가 부모님께 하는 걸 보고 배우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아이에게 효도를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쌓고, 또 외로운 부모님의 적적함을 달래드리기 위해 일요일마다 딸아이와 부모님 댁으로 놀러 간다. 물론 그냥 가면 섭섭하니까 깻잎, 부추, 애호박 등 싸게 파는 음식 재료들을 미리 구입해서 모았다가 간다. 다음 주 중에 멀리 화성시로 이사를 가시면 기름값 아깝다며 자주 오지 말라고 하실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대중교통도 불편한 곳이라서... ㅠㅠ;;



딸아이가 월요일에 청계 천연염색장으로 소풍을 가서 직접 만든 필통과 허브비누다.
아이가 가끔 블로그를 보며 확인을 하기에 작품을 공개한다. 안 하면 원망을 받는다.^^

소풍 간 날엔 학교에 일찍 갔는데 어제, 오늘 연속해서 아침밥 먹다가 조금 지각을 했다.
아침밥을 너무 헤비(heavy)하게 먹이는 내 습관이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건 바꾸기 싫으니 내일부턴 조금 더 일찍 깨워야겠다. 지각을 해도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라 씩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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