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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일주일 전인 까치설날에 딸아이와 같이 나들이 삼아 장을 보러 집을 나섰다.
집에서 왕복 2km가 넘는 거리의 마트에서 설날 특판을 하고 있었다.
조금 먼 거리지만 자주 걸어야 나중에 아이와 동물원도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걸었다.



눈이 많이 내린 날이라 볕이 좋은 쪽인 도로공원으로 걸으며 앙상한 나무들과 마주쳤다.
경기도 안산은 수인산업도로와 동네 사이의 짜투리 공간을 공원으로 많이 배치했다.
연일 집에서 방콕만 하다가 밖으로 나오니 날은 추워도 아이가 아주 많이 좋아했다.



칼바람은 매서웠지만 하늘은 참 멋있었다.
마른 나뭇가지와 어우러지는 앙상블... 나와 내 딸아이도 이렇게 즐거운 모습이었다.



어디를 가도 이렇게 삐딱한 나무는 가끔 보인다.



아이도 신기한지 그 나무에 다가간다. 하늘은 넓으니 너는 그냥 곧게 자라거라...

마트에 도착해 장을 다 보고 돌아오는 길, 아이가 집에 가면 뭘 할 것이냐고 내게 물었다.
"집에 가면 간식 먹고 게임 할까?", 눈웃음을 지으며 "네~~~."



짜식... 게임한다니까 저 멀리까지 마구 뛰어 간다. 못 말리는 게임 본능이다.^^

집에 도착해 가볍게 간식을 먹이고 아이 좀 놀게 했다.
ㅎㅎㅎ 한참 뛰던 게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 게임을 하면서 가끔 졸았다.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어 딸아이에게 물어봤다.
"밥 먹을래, 국수 먹을래?", 당연하다는 듯이 "국수요~~~."




가스레인지 한 쪽에서 냄비에 곰탕을 넣고 데웠다. 비린 맛을 없애려고 후추 좀 뿌렸다.



또 한 쪽에선 미리 후라이팬에 국수를 삶았다. 체에 받아 잘 씻고 물기를 제거한다.



즐거운 나들이 후에 즐기는 맛있는 아빠표 곰탕 국수다.
아이에겐 이렇게 곰탕 국수를 내어주고 난 곰탕 국물로 저녁을 때웠다.

잔치 국수 만든답시고 주방에서 어렵게 고생할 필요 절대 없다. 괜한 헛수고가 된다.
구수한 곰탕에 국수만 말면 전통 방식의 진한 잔치 국수가 탄생한다.
중년의 남자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게 밤에 짙게 화장한 마누라의 한 마디 " 그냥 자?",
그리고 들통 한 가득 끓인 사골국과 곰탕이라고?
ㅎㅎㅎ 마누라는 알아서 해결하시고, 곰탕과 사골국은 국수로도 즐겨보심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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