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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영원한 반찬, 두부와 콩나물


진짜 간만에 단골 마트에 갔다. 두부는 한 모에 6백 원이고 콩나물은 한 봉지 가득 5백 원,
천 원짜리와 백 원짜리를 하나씩 주고 미리 가져간 큰 검은 비닐 봉투에 담아서 왔다.


배추와 기타 야채값은 금값이고 무는 아직 맛이 나는 철이 아니고 작년에 담근 김장김치는 동이 난지 이미 오래다. 가끔 특별 세일을 하는 중형마트에서 오이, 부추, 쪽파 등을 사서 오이김치나 파김치를 만들어 겨우겨우 반찬으로 먹고 있다. 요즘 밥상이 너무 초라하다.

난 원래 만들기 힘든 국과 찌개는 온라인으로 구입을 해서 먹었었는데, 여름 동안엔 유통기한이 너무 짧아 구입을 안 했다. 한 3개월 동안은 이리저리 직접 만들어 때운 것 같다.
이젠 슬슬 찬바람도 불어 유통기한이 길어질 것 같았고 식재료가 너무 비싸니 국을 그냥 사서 먹는 게 더 이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제 온라인으로 구입을 했다.
2009/08/19 - 자취하거나 혼자 산다면, 나를 따르라...

추어탕 : 3,400원 ☜ 두 개를 구입해 하나는 일요일에 부모님 댁으로 가져갈 예정
청국장 : 3,300원
장터소고기국 : 3,500원
소고기미역국 : 3,300원
북어김치해장국 : 3,300원

모두 4인분(1.2kg)이고 합계 20,200원인데 2만 원 이상의 금액은 베송비가 무료다.
다행스럽게도 쿠폰이 2천 원짜리가 있어서 18,200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카드 포인트도 111점이 있었으니 18,200 - 111 = 실제 결제 금액은 18,089원이다.^^
추어탕 하나를 빼면 14,689원인데 약 열흘 동안은 먹게 되니 하루에 1,469원 꼴이다.

택배의 도착 시간은 미리 알 수가 없기에 대낮에 택배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오후 6시 이후가 될 것 같다고 해서 반찬을 뭘 만들까 고민하다가 두부와 콩나물을 떠올렸다.


두부는 부치니 두부 부침, 콩나물은 무치니 콩나물 무침.


단골 마트는 딸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닐 때 그 어린이집 근처에 있어서 자주 들렀었다.
페트병 소주도 근처에선 가장 저렴하게 팔고 두부와 콩나물도 그러했기에 단골이 됐다.
요즘은 거리가 왕복 2.5km가 넘는 마트에서 200원 더 싸게 페트병 소주를 사고, 또 왕복 1.5km의 마트에선 연두부 4개를 천 원에 사고 마늘이 저렴해서 단골 마트는 자주 안 간다.

그래도 단골 마트가 좋을 때가 있다. 바로 두부와 콩나물.^^
물론 딸아이가 가끔 찾는 미니 족발을 살 떄도 그 마트를 간다. 4천 원에 파니까...



콩나물 한 봉다리 가득 500원어치 중에서 대략 150원어치를 체에 받아 깨끗이 씻었다.
남은 콩나물과 두부는 냉장고에 집어 넣고 집안일 좀 하고 쉬고 있으니 딸아이가 도착,
"아빠, 학교 다녀왔습니다~.", "그래, 어서 와라."

숙제 검사도 하며 같이 책가방을 싸고는 옷을 벗으라고 이르곤 쌀을 씻어 밥통에 얹혔다.
딸아이의 머리도 감기며 샤워를 시키고 긴 머리 소녀라서 머리를 한참을 말려 주었다.
드라이기를 오래 켜는 것도 안 좋겠지만 머리 가까이에 대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일단 수건으로 최대한 물기를 없애고 드라이기를 멀리 대고 말려 주었다.

이때쯤이면 밥이 거의 다 되어갈 시간이라 슬슬 요리하기 시작했다.
후라이팬에 기름 없이 손질한 콩나물을 넣고 소금을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대충 두 번 집어서 넣고는 젓가락으로 뒤적거리며 안 익은 부분이 없게 익히면 요리는 뚝딱 완성이다.
접시에 익힌 콩나물을 놓고 국산 참깨를 솔솔 뿌려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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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영원한 반찬, 콩나물 무침 완성...^^
원재료비 대략 150원이다. ㅎㅎㅎ

색깔이 너무 단조롭다고? 당연하지 않겠나? 아이랑 같이 먹을 건데...
성인들 취향이라면 고춧가루 팍팍 뿌리면 되겠다.

오이김치를 꺼내고 갓 지은 밥을 그릇에 담아 내주면서 먼저 밥을 먹으라고 하고 후라이팬을 대충 닦고 기름을 둘러 두부 반 모를 소금을 뿌려 밑간을 하며 부치기 시작했다.
일요일 부모님 댁에 갔다가 엄마표 도토리묵과 양념간장을 얻어 와서 먹고는 양념간장이 남아서 접시에 두부 부침을 담고 그 위에 살짝씩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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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영원한 반찬, 두부 부침 완성...^^
요녀석은 원재료비 300원이다. ㅎㅎㅎ

두부 일곱 개 중 두 개는 딸아이의 몫이다. 각각 네 조각으로 잘라서 밥그릇에 넣어 줬다.
콩나물과 두부, 원재료비 500원도 안 하는 진짜 서민의 반찬이다.

택배가 밤 9시가 넘어 집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딸아이가 잠에서 안 깨서 다행이었다.
국도 도착했는데 그럼 오늘 아침 메뉴는 뭐였냐고?
ㅎㅎㅎ 추어탕 반을 팔팔 끓여 찬밥을 말고 배추김치 꺼내서 뚝딱 해결했다.^^

아... 남은 콩나물과 두부는 어떻게 만들까? 오늘의 내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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