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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 듬뿍, 부추 애호박 풋고추 볶음밥


야채가 금값이라 요즘은 베란다나 주말 농장에서 텃밭을 가꾸는 분들이 참 부럽다.
내 집엔 베란다도 없고 주말 농장을 가꿀 여건도 안 되지만 부모님 댁 마당엔 여러 야채가 자라서 애호박이나 풋고추 등 몇 가지를 일요일마다 놀러 갔다가 공짜로 얻어서 온다.

지난 화요일, 부추를 한 단에 980원씩 두 단을 두 시간에 걸쳐 힘들게 구입했다.
2010/09/08 - 장보기의 달인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어제 저녁, 부추를 어디에 활용할 수 없을까 생각을 많이 하다가 애호박과 찬밥이 있길래 볶음밥을 만들었다. 배추김치가 동이 나서 김치를 넣을 수 없는 게 많이 아쉬웠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애호박 조금, 부추 몇 줄기, 풋고추 하나를 얇게 채 썰어 넣고 약한 불에서 잠시 살살 볶다가 불을 껐다. 난 혀가 조금 갈라져서 매운 걸 잘 먹지 못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양파와 마늘은 매워도 잘 먹는데 고추만 매운 걸 못 먹는다.
즉, 내가 먹을 수 있는 풋고추는 내 딸아이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엄마가 알아서 안 매운 풋고추만 골라서 싸주신다. 사랑해요 엄마... ♡ ^^



찬밥을 넓게 펴고 달걀 하나와 간장, 소금, 오이 김치의 국물을 조금 넣고 약한 불에서 마구마구 비비며 누르지 않게 볶았다. 상을 차리려고 했더니 딸아이가 이미 냉장고에서 큰 케첩 통을 꺼내 대기하고 있었다. 따로 얘기하지 않았어도 볶음밥의 향기가 났나 보다.
자, 딸아이가 캐첩을 직접 뿌린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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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야채 듬뿍, 부추 애호박 풋고추 볶음밥 완성...^^

케첩 팍팍 뿌리라니까 통이 커서 무거웠는지 소심하게 아주 조금만 뿌렸다.
케첩을 넓게 발라주며 먹으라고 했더니 두 숟가락 먹다가 엄지손가락을 올려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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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볶음밥만 해주면 엄지손가락을 자동으로 올려 주는 딸아이가 너무 고맙다.^^

아이가 야채를 싫어한다고 그냥 포기하면 계속 악순환이 반복되고 더 나빠진다.
볶음밥과 비빔밥은 일반식이 아닌 특별식임을 강조하며 짜장면, 갈비와 레벨이 같도록 아이에게 각인시켜주면 골치 아픈 먹거리 고민에서 나처럼 해방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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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아이는 12월생이고 초등학교 1학년인데, 키는 125cm에 몸무게는 25kg이다.
나? 177cm에 71kg 정도? 이놈의 술만 끊으면 60kg대로 진입이 가능할 텐데... ㅎㅎㅎ^^
어라... 몸무게를 다시 재보니 요즘 고기를 자주 먹어서 그랬는지 살이 쪘다. 72kg이다.

오늘 저녁엔 갓 지은 따뜻한 밥에 같은 재료를 넣어 야채 듬뿍 덮밥으로 만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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