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갈비찜을 갈비 구이와 혼동하는 분들이 많다.
돼지갈비 구이와 돼지갈비찜은 요리 방법 자체도 틀리지만 맛도 틀리다.
돼지고기 생갈비가 100g에 750원이니까 한 근에 4,500원이다. 가격만 따지면 양념이 된 돼지갈비와 가격이 같은데, 난 양념 돼지갈비가 싫다. 양념이 싫다는 게 아니라 미리 양념된 돼지갈비는 종일 노출이 된 상태라서 먼지도 쌓인 것 같고 고기의 상태도 불분명하다. 이렇게 미리 양념이 된 고기를 집에 와서 구우면 양념은 타고 고기는 안 익고... 난감하다.
사실 그 양념 자체도 좀 찝찝하고 신용이 안 간다.
돼지갈비 맛있게 만드는 방법은 바로 재료에 있다. 생갈비가 그 답이다.
시간이 모잘라 대략 한 시간 동안 물에 담가 두며 중간에 몇 번 물을 갈아주었다.
냉동 상태가 아닌 생고기의 피를 뺄 때는 다 안 먹더라도 전부를 물에 담그는 게 원칙이다.
냉동 상태의 고기는 처리하는 게 힘들고 해동하기도 시간이 바쁘기 때문이다.
두 근 반이 조금 안 되는 생 돼지갈비 중에서
반 정도를 찜통에 넣었다. 5천 원이 넘으니 내 요리 중 원자재비가 제일 비싼 요리다.^^
그저께 오후 다섯 시부터 찌기 시작해서, 10분 후에 딸아이가 귀가하여 머리도 감기며 시원하게 샤워시키고 한참 머리를 말려주며 숙제검사도 하고는 다시 주방에 오니 5시 35분.
닭고기건 돼지고기건 최소 30분은 삶거나 쪄야 제대로 익는다. 기준은 1단 가스불이다.
기름기가 걱정이라 맛있는 갈비를 멀리하셨다면 이렇게 찜으로 즐겨도 좋겠다.
양념 재료를 꺼냈다. 불고기 소스, 홍초, 간장, 분말 카레...
나중에 추가로 고추장도 꺼냈다. 약간 매콤해야 더 맛있을 것 같아서...
홍초는 무슨 기능이냐고? 내가 사는 집엔 설탕이 없다. 대신 양파나 홍초로 대신한다.
카레는 또 왜 넣냐고? 돼지고기 잡냄새 없애주는덴 카레가 짱이다.
새로 영입한 폰카가 마음에 안 든다. 자동 화이트 밸런스 기능이 너무 충실해서 탈이다.
물안개도 아니고 뻑하면 뿌옇게... ㅠㅠ;;
고기에 남아 있는 불순물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물기를 좀 없앴다.
후라이팬에 간장 세 스푼, 불고기 소스 두 스푼, 분말 카레와 홍초 한 스푼씩과 고추장을 작은 스푼으로 한 가득, 물 1/4 컵과 찐 돼지갈비를 넣고 잘 저으며 천천히 조리며 볶는다.
이미 고기는 익은 상태라서 익히는 개념이 아니라 소스가 갈비에 잘 스며들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숟가락으로 소소를 계속 갈비에 부어주며 자근자근 조린다.
딸아이가 그 향기에 취해 자꾸 주방으로 나왔다. 스멜~~~
"얌마, 들어가 있어~.", "아빠, 배고파요 빨리 주세요~~~.", "알았어, 다 됐다."
접시에 적당량을 담아 상에 올렸다. 자,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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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돼지갈비 맛있게 만드는 방법은 생갈비 완성...^^
ㅎㅎㅎ 재료가 주인공이라 말이 좀 이상해졌다.
깨를 좀 뿌리려다 이미 콩나물무침에 뿌려서 같이 먹으라고 내줬기 때문에 그냥 패스했다.
2010/07/09 - 70원어치 콩나물 무침, 콩나물 팍팍 무쳐~
짜식... 오른손으로는 포크로 콩나물을 먹겠다며 왼손만 써서 갈비를 뜯기 시작했다.
나중엔 폼이 안 나는지 양손을 쓰더니 포크를 집을 때마다 손을 씻으러 욕실로 향했다.
"미끄러울까봐 젓가락 대신 포크를 준거야, 씻지 말고 그냥 찍어서 먹어라.", "네~~~."
먹는 동안 딸아이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냥 허겁지겁...
"너무 큰 건 아빠가 먹고, 후라이팬에 남은 작은 걸 줄까?", "네~, 아빠 진짜 맛있어요~."
딸아이가 중간 중간에 상추를 알아서 집어 먹었다. 매콤한 맛을 중화시키려고...
밤에 이 닦고 세수를 하고 이부자리에 누운 딸아이가 내게 뽀뽀를 해줬다.
이런 맛에 늦둥이 딸아이를 키운다. ㅎㅎㅎ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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