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무리 무더운 한여름이라도 물은 꼭 끓여서 먹는다. 맹물은 너무 맛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 오전에도 5리터짜리 주전자에 물을 가득 담아 결명자차를 끓였다.
한여름이라 물이 금방 끓어서 좋은데, 문제는 늦은 저녁이 되어도 물이 미지근하다는 것.
커피는 좋아하지만 일부러 가끔씩만 마신다. 바로 물 끓이는 날이 커피 마시는 날.^^
딸아이에겐 시원한 우유를 따라서 주며 난 따끈따끈한 커피를 마셨다.
냉커피? 냉커피는 마실 때만 좋고 다 마시고 나면 후유증인 갈증이 어휴... @.@;;
종일 딸아이와 둘이 방콕을 하면서 아침과 점심은 그럭저럭 잘 때웠는데 저녁거리도 고민이 되어서 오후에 딸아이에게 물어봤다.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닭고기요~~~."
치킨이라고 대답을 안 해서 반박을 할 수는 없었고 냉동실에 있던 닭 한 마리를 꺼내 큰 그릇에 물과 같이 넣어서 한참을 해동시켰다. 중간중간에 붙어 있던 부위들을 분리하며 물을 몇 번 새로 갈았다. 미리 핏물을 빼놓고 냉동실에 넣었으면 일이 더 편했을 텐데...
전에도 몇 번 소개한 적이 있어서 오늘은 레시피를 따로 소개 안 하겠다.
2010/06/28 - 영계백숙 먹고 뻗은 아이, 닭 소스 공개
2010/06/23 - 닭다리 잡고 뜯어 뜯어
2010/06/05 - 이젠 닭볶음탕도 지겹다, 영계백숙 워워워워~
2010/04/30 - 치킨보다 맛있는 바지락 애호박 닭볶음탕
꽃소금에 분말 카레와 깨를 넣어 조미 소금으로 만들었다.
뜨거운 영계백숙을 흐르는 물에 몇 번을 씻고는 찬물에 얼음 넣고 차게 식혔다가 건져서, 아직 저녁 식사 시간이 안 된 것 같아, 물기 좀 없애려고 냉장고에 두었다.
아이가 맛있게 먹었냐고? 인증샷 바로 날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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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한 저 표정, 양반 다리로 앉아 먹는 자세 하난 제대로다. ㅎㅎㅎ
짜식, "아빠도 같이 드세요~."라는 말 한 마디 없이 닭다리부터 뜯기 시작했다.^^
더운 날씨에 요리는 귀찮아도 가족이 시원하고 맛있게 먹어준다면 내가 땀을 흘리는 건 고생이 아니라 행복인 것 같다. 시원하게 찬물로 샤워하고 나도 같이 즐겼으니까...^^
오늘처럼 더운 날, 이렇게 기름기 없고 시원한 영계백숙은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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