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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빨간 깍두기를...

하수의 퓨전 요리 | 2010. 12. 24. 10:38 | Posted by 하수


크리스마스에 빨간 깍두기를...


김치를 직접 담그는 것보다 사서 먹는 게 차라리 더 낫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재료가 가장 비쌀 때 김치를 담그면 그럴 지도 모르겠지만 김치도 자주 만들어야 솜씨가 는다. 모든 게 그렇겠으나 만든 음식이 맛이 없다고 요리를 포기하면 평생 솜씨가 안 는다. 나라고 처음부터 요리했겠는가? 17년을 직장에서 야근과 회식으로 찌들었던 놈인데...
무슨 일을 했었냐고? 요리와 전혀 무관한 전기 계통의 기계를 설계하는 일을 했었다.
주로 CAD로 설계했지만 높이 3m의 특고압 차단기를 개발한다며 스패너도 자주 만졌다.



어제 거리가 왕복 1.5km에 위치한 중형 마트에서 무 한 개를 딸랑 800원에 팔았다.



연두부 네 개 천 원, 쥐포 여덟 개 3,900원, 우동(2인분) 각각 980원, 무 800원...^^

냉장고를 열어 보니까 굴소스가 너무 조금밖에 없어서 굴소스를 싸게 파는 거리가 왕복 2.5km를 넘는 또 다른 중형 마트를 다녀왔다. 가볍게 4km 넘도록 걸었으니 운동을 한 셈.



거리가 멀다보니 전단지가 집까지 안 온다. 21일부터 특별 세일이었는데... ㅠ.,ㅠ;;
우유(900ml) 980원, 굴소스 세트 3,200원.
사실, 소주도 한 병 샀다. 1.8리터짜리 페트병 소주를 3,900원에... ㅎㅎㅎ^^
처음에 간 마트에선 같은 소주를 50원이 비싼 3,950원에 파니까 거기선 안 산다.
여기는 굴소스 250g 두 개를 세트로 묶어서 특별 세일을 안 하더라도 너무 저렴하게 판다.
마트마다 싸게 파는 품목이 틀리고 품질도 틀리고... 특성 파악이 장보기의 지름길이다.



세제를 묻힌 수세미로 닦고 수돗물에 깨끗이 씻어 1.5cm두께로 썰고 16등분으로 썰다가



덩치가 작은 녀석은 적은 등분으로 썰고 이렇게 큰 녀석은 많은 등분으로 썰고...



냉동실에 보관하던 갈은 마늘, 대파를 꺼내며 매운 굴소스, 까나리액젓, 고춧가루, 꽃소금도 꺼냈다. 완성된 깍두기가 담길 밀폐용기도 미리 준비해서 동선을 최소화 했다.



대파 파란 부분 몇 줄기를 식가위로 잘게 자르고 꽃소금 반 움큼, 고춧가루 한 움큼, 갈은 마늘 반 움큼, 까나리액젓 세 스푼 정도, 매콤한 굴소스는 와장창 넣었다.^^
양념의 비율은 대충 설명하겠다. 무의 크기도 설명이 힘들지만 사람마다의 입맛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치에 넣는 굴소스는 강력 추천하겠다. 맛의 깊이가 다르다.

이렇게 해 놓고 얼은 마늘이 녹게끔 잠시 방치를 하며 컴퓨터를 켜고 블로그에서 답글도 쓰며 카드 결제 대금을 CMA에서 주거래은행 통장으로 이체시켰다. 마우스가 좀 더럽나?
모든 요리를 포함, 김치도 손맛이 들어가야 제맛이다. 먼저 빨랫비누로 깨끗이 손을 씻고,



어제도 오른손이 고생을 했다. 한겨울에 살림하며 동상이 걸렸다가 겨우 나은 녀석인데...
자,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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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크리스마스에 빨간 깍두기를... 완성...^^

큰 통에 담은 건 나중에 부모님께 드릴 거고, 작은 통의 것은 우리가 먹을 것.
부모님께 드릴 건 양념을 많이 넣었다. 아이에게 먹일 건 양념을 덜 넣었고...

효도가 별 거인가? 요리하면서도 부모님 생각하며 따로 챙기면 그게 효도 아니겠는가?
집이 너무 좁아서 김장 배추김치는 엄두도 못 내고 있지만 겉절이 종류, 오이김치, 깍두기 등은 이제 내 담당이다. 칠순 넘으신 엄마가 이젠 막내 아들이 만드는 김치를 기대하신다.



폰카의 한계라는 접사에 도전... 역시나 실패... ㅎㅎㅎ

김치를 더 맛있게 만드는 방법은 김치를 담는 용기가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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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열 때마다 이렇게 가끔 뒤집어서 양념이 골고루 묻게하면 맛이 더 좋아진다.^^
오늘 저녁은 또 뭘 먹을 거냐고?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빨간 떡볶이가 예정이다. ㅎㅎㅎ


주말이고 내일은 놀토지만 어차피 성탄절이라 주말 인사를 미리 해야겠다.

이웃님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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