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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딸아이와 본가에 가서 엄마가 끓여주신 맛있는 감자탕도 얻어먹고 한참을 놀다 왔다.
부모님이 연세가 드시고, 날씨도 쌀쌀하여 나들이도 힘드니 적적하신 듯 보였다.
자주 찾아뵈어 손녀딸과 즐겁게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갖으려고 하는데, 문제는 내 딸아이...
이 녀석이 하도 나대서 자기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아주 몸살나게 만든다.
마음은 아이와 놀아주고 싶은데 몸이 안 따르는 그런 상황이 연출되곤 한다.

난 내 아이를 똑똑한 아이보다도 추억이 많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와의 즐거운 추억을 많이 갖게 하고 싶다.
인생을 그리 오래 살진 않았지만 불혹이 넘으니, 인생에서 남는 건 추억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든다.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참된 인생을 여유롭게 즐기며 살아줬으면 좋겠다.

막내 아들이 홀아비로 딸아이와 딸랑 둘이, 나와 사는 게 안쓰러우신지 엄마가 반찬을 만들어 주셨다.
한 끼라도 수고를 덜어줄 심정이신 듯...

김치찌개의 지존, 엄마표 김치찌개

김치찌개를 오래 끓이고 식혀서 큰 밀폐용기 한가득 싸주신 엄마표 김치찌개다.
돼지고기와 양파를 적당히 넣어 맛이 구수하고 달달한 김치찌개...
난 아무리 도전해도 이 맛을 못 낸다. 아직 요리 내공이 모자른 것 같다.

엄마의 솜씨가 식당을 오래 하신 분의 것이라 내가 감히 흉내르 낼 수는 없겠지만 왜 저 맛을 못 낼까?
식당의 경력을 빼더라도 주부 경력 50년이니 주부 초보인 난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게 당연한가?

다른 것은 몰라도 딸아이에게 할아버지,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은 대물림 해주고 싶다.
조금 욕심을 내자면, 할머니의 음식솜씨도 대물림 해주고 싶다.
음식의 대물림이 나를 통하지 않고 직접은 힘들 것 같으니 내가 실력을 키워야 하는데...
아... 갈 길이 멀다. 요리 내공이 쉽게 쌓이지가 않아 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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