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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점심 때가 되어서 딸아이에게 물어봤다.
"뭐 먹고 싶냐?"
한참을 생각하더니, "떡볶이 라면요~."
"라면에 떡볶이 떡 넣어 달라고?"
"아뇨, 떡볶이 라면요~."

가끔은 아이와 완벽한 소통이 잘 안 될 때가 있다. 이럴 땐 눈치껏 알아들어야 한다.
선배가 '바담 풍'이라고 말해도 '바람 풍'으로 알아들어야 하듯이...^^

후라이팬에 라면 하나를 쪼개어 넣고 꼬마쌀떡볶이 떡 한 움큼을 넣었다.
어묵 한 장 잘게 썰어 넣고 깻잎 두 장을 깨끗이 씻어 손으로 마구 잘라 넣었다.
물 두 컵, 고추장 작은 한 스푼 듬뿍, 후추 두 번 흔들어 넣고 잘 저어주며 끓였다.
그냥 끓이면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린다. 중간 중간에 냄비 뚜껑을 덮어주는 센스.^^


나중에 고춧가루 좀 뿌리려고 했었는데, 맛을 보니 매콤한 맛이 나서 그냥 패스,
나중에 춘장과 소금 좀 넣으려고 했는데, 간이 이미 딱 맞아 이 것 마저도 그냥 패스,
맛이 있기는 한데 무언가 2% 부족하다.
'흠... 도대체 뭐가 빠진겨...'
곰곰히 생각하다가, 하수만의 비법인 라면 스프 작은 반 스푼을 넣었더니,
'오홋...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자,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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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짠... 아이들 최고의 간식 어묵 깻잎 떡볶이 라면 완성...^^

"라면부터 먼저 먹고 떡은 나중에 숟가락으로 국물이랑 같이 먹자.", "네~~~."
깻잎이 전부 라면 밑으로 깔렸는지 사진엔 잘 안 보이지만 향기가 아주 끝내줬다.
너무 안 맵게 요리했다고? ㅎㅎㅎ 아이를 똥자루 만하게 키우라고?
맵고 짠 음식은 성장기 아이들에겐 거의 쥐약이다.
자기 아이가 맵고 짠 김치를 아주 잘 먹는다며 자랑하는 엄마들이 있는데 진짜 무식하다.

라면과 라면 스프에 너무 민감한 분들이 많아 이젠 대꾸하기도 귀찮다.
한 끼 식사 또는 간식으로 즐기는 음식에 뭔 육수를 만든다고 난리법석을 피우나?
시원한 무국은 좋아하면서도 그 속에 들어있는 무는 꼭 남기는 양반들 참 많다.
미역국은 좋아해도 미역은 싫어해서 국물만 먹는 사람들도 꽤 있다.
회사 식당에서 청국장이 나오는 날엔 밖에 나가 라면을 사먹고 오는 직장동료도 봤다.
된장국에 이것저것 넣는 걸 좋아하지만 그냥 국물만 떠먹는 사람이 태반이다.

자기는 국물을 깨끗이 안 먹고 한두 숟갈을 꼭 남긴다. 뭐 찌꺼기 같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아이에겐 남기지 말고 먹으라고 가르친다. 아이가 말을 듣겠나?
입 짧은 사람들의 아이들은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는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나쁜 식습관은 최대한 빨리 버리는 게 좋을 듯 하다.
신기하게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나쁜 것부터 먼저 배운다.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난 외식을 거의 안 한다. 하수네 집엔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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