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놀토가 아니라서 딸아이가 학교를 다녀왔다. 그 며칠 전에 학급 임원을 선출했었는데 반장이 된 아이의 엄마가 토요일 귀가 시간 바로 직전에 한턱을 냈다고 했다.
메뉴가 콜팝치킨이라고 했는데 먹고 왔다면서도 배가 고프다고 했다. 양이 적었던 모양.
요즘은 아이가 반장이 되면 너무 피곤하다. 그냥 평범하게 크는 게 가장 무난한 것 같다.
내 딸아이도 반장 후보에 오르긴 했다는데 큰 의미가 없었다. 총인원 27명인 학급에서 임원 입후보가 무려 아홉 명이었고 그 중 딸아이가 받은 표의 수는 딸랑 둘, 딸아이의 짝꿍과 전에 어린이집을 같이 다녔던 단짝 친구에게서 받은 표였던 것이다.
"반장이 될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얌마, 너 반장되면 아빠가 피곤해진다. 하하하."
가볍게 위로를 하며 세수하라고 이르고 즐거운 주말 점심인 짜장면을 요리하기 시작했다.
650원인가? 700원인가? 하여튼 엄청 저렴하게 미리 사 놓은 햄 중에서 두 개를 꺼냈다.
냄비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햄을 잘게 잘라 약한 불에서 살짝 볶다가 불을 끄고
춘장 두 스푼을 넣고 또 약한 불에서 마구마구 저으며 살짝 볶다가 불을 껐다.
안방에서 놀던 딸아이가 한 마디를 외친다. "와~ 냄새 너무 좋아요~."
춘장을 절대로 태우면 안 된다. 어차피 나중에 뜨거운 물에서 끓여지니까...
원래 1인분에 물 한 컵을 넣으면 딱 맞는데 라면이 두 개라 물 두 컵과 1/3컵을 넣었다.
면이 길면 먹기도 나쁘지만 익히기도 힘들다. 저렇게 작게 잘라 넣어야 효율이 좋다.
아무리 짜장이지만 라면 스프는 조금 넣어야 맛이 난다. 스프 작은 한 스푼 넣었다.
라면이 익기 전에 애호박 조금과 전혀 안 매운 풋고추 하나를 채 썰어 넣고
마치 볶음짜장을 요리하듯, 타지 않게 마구마구 잘 저으며 조리고 후추를 조금 뿌렸다.
춘장을 넣은 요리엔 양파를 넣으면 아주 좋은데 난 그냥 김치 국물을 몇 스푼 넣었다.
달달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춘장을 넣기 전에 미리 양파를 볶으면 되겠다.
배고픈 딸아이를 위해 후다닥 상을 차렸다. 자,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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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햄, 춘장, 라면으로 만드는 짜장면 완성...^^
사진을 찍는데 딸아이가 자꾸 보챈다. "아빠, 빨리 주세요~.", "자~ 맛있게 먹어라~."
맛있었냐고? 물론 딸아이가 엄지손가락 올려줬으니 맛이야 있었지만 아쉽게도 인증샷은 못 찍었다. 딸아이가 정신없이 한참 먹다가 잠시 엄지손가락을 올렸던 터라...
입맛 없는 요즘, 저녁으로 푸짐한 가정식 짜장면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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