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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송송 라면, 생굴 배추겉절이


지난 일요일에 부모님 댁으로 딸아이와 함께 놀러 갔다 왔다. 아침에 출발하기 전에
부모님께 드리려고 예전에 만들었던 오이김치부터 챙기고,
2010/11/30 - 부추 오이김치, 돼지고기 수육

미리 장을 보며 사재기(?)한 먹거리도 한 짐 챙기고 중형마트 두 곳을 들러서
돼지고기, 양파, 우동, 유자차, 과자, 바나나, 깻잎, 두부... (하도 많아서 기억이...^^)
전체적으로 큰 비닐 봉투 네 개와 내 전용 장보기 가방 하나를 트렁크에 싣었다.

부모님이 경기도 화성시로 이사를 가셔서 장보기가 불편하실까봐 내내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그곳에도 중형마트 몇 개가 들어서서 가끔 특별 세일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막내 아들을 위해 싱싱한 생굴도 사 놓으시고 돼지껍데기로 만든 묵도 준비하셔서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고 오후 네 시까지 수다도 엄청 떨며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향했다.
2010/11/24 - 돼지고기찜 양념조림, 돼지 껍데기 묵



요건 엄마표 배추겉절이다. 이웃집에서 배추로 국을 요리해 드시라고 배추를 줬는데 막내 아들과 손녀를 위해 안 맵게 겉절이를 만드셔서 일요일에 주신 것이다. 그 속을 살짝 열면,


생굴 배추겉절이

싱싱한 생굴이 숨어있다. 한참을 찾아서 먹어도...



계속해서 나타나는 생굴... ㅎㅎㅎ 엄마의 사랑이란... 거의 한 근은 되는 것 같았다.
글을 쓰다 보면 좀 이상해질 때가 있다. 엄마의 사랑이 한 근이 아니고 생굴이 한 근인데...
일요일 저녁에 딸아이에게 밥을 먹이고는 이 생굴들을 깻잎에 싸서 간식으로 줬다.
생굴을 다 찾아서 먹는다며 오랜만에 포식 좀 했다.^^



일요일 저녁, 귀가하는 길에 또 중형마트를 들렀는데 큰 대파를 1,280원에 팔고 있었다.
난 대파보단 쪽파를 선호하지만, 요즘 쪽파 가격이 너무 올라서 간만에 대파 한 단 샀다.
월요일 낮에 신문지 한 장 깔고 바닥에 앉아 대파를 다듬었다.



한 뿌리씩 정성스럽게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체에 받았다. 휴~ 손 시려...^^
난 평일엔 점심을 안 먹는데 부모님 댁에서 포식을 해서 그랬는지 다음 날인 월요일 점심 땐 배가 출출했다. 대파도 있겠다, 라면 하나를 끓였다.



엄마가 이사 가시기 전에 막내 아들을 위해 저 냄비를 선물로 주셨다. 엄마, 사랑해요~^^
작은 냄비만 써서 가스불을 1단으로 켜니까 밑바닥이 좀 넓은 걸 사서 주셨는데, 난 아직도 가스불은 1단으로만 켠다. ㅎㅎㅎ 내 오래된 습관이다. 요리 시간 차이는 별로 없다.



물이 끓을 때 젓가락으로 라면을 분리하며 대파 한 뿌리를 식가위로 잘게 잘라 넣었다.
다시 뚜껑을 덮고 보글보글 끓으면 불만 끄고 그냥 좀 방치한다. 을 들이기 위해...
가스비 절약은 요리 습관에서 시작된다. 어차피 냄비가 뜨거워서 국물을 마시지도 못한다.
자,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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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대파 송송 라면 완성...^^

파 송송 계란 탁인데, 달걀 하난 왜 안 넣었냐고? 그냥... ㅎㅎㅎ
대파 향이 은근히 좋았다. 가끔 대파 좀 넣고 국이나 찌개를 끓여야겠다.
나머지 대파는 어떻게 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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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후에 물기 쏙 빼서 길이 맞춰 잘라 밀폐 용기에 넣고 냉동실로 직행했다.
다음 날 대파 한 조각을 꺼내 써봤는데 분리도 잘 되고, 잘 잘리고, 맛도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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