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제육볶음 맛이 나는) 짜장 떡볶이를 만들려고 미리 당면도 물에 담아 놓고 돼지고기도 꺼내어 해동도 시키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놓았다. 늦은 오후에 딸아이가 귀가를 해서 샤워를 시키고 숙제도 같이 하며 책가방을 싸면서 혹시나 싶어 메뉴를 물어봤다.
"고추장 떡볶이 먹을래? 짜장 떡볶이 먹을래?", 뜬금없이 "궁중 떡볶이요~~~."
딸아이는 간장을 넣고 하라는데 생각해 보니 춘장을 적게 넣으면 될 것 같았다.
2010/01/28 - 웰빙 떡볶이, 콩나물 브로콜리 떡볶이
2009/07/22 - 짜장 떡볶이
내가 사는 집엔 돼지고기 뒷다리살이 냉동실에 늘 대기하고 있다. 뒷다리살 4~5근에 만 원씩 할 때 사서 부모님 댁에 반을 드리고 나머지를 조금씩 분리해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낮에 한 덩어리를 꺼내 해동하다가 조금만 뜯어서 그릇에 놓고 나머지는 다시 냉동실에 넣었다. 그릇에 있던 돼지고기를 후라이팬에서 기름 없이 살짝 초벌구이를 했다.
익은 돼지고기와 어묵 한 장을 식가위로 잘게 썰어서 다시 살짝 볶아준다.
고기에서 기름이 나올 줄 알았는데 비계 부분이 없어서 기름이 안 나왔다. 춘장을 넣기 바로 직전에 기름을 살짝 뿌리고 그 위에 춘장 작은 한 스푼 듬뿍 넣고 볶다가 불을 껐다.
떡볶이 떡을 넣고 돼지고기 잡냄새를 싹 잡아 줄 분말카레도 한 스푼 뿌렸다.
고춧가루를 뿌리려다 아이가 매워할까봐 전혀 안 매운 풋고추 두 개를 꺼내 썰고 춘장의 쌉쌀한 맛을 중화시켜 줄 양파도 조금 채 썰어 넣고는 물 한 컵 넣어 끓이기 시작했다.
몇 시간 동안 물에 불린 당면, 뻣뻣했던 녀석이 이젠 힘이 하나도 없다.^^
누르지 않고 골고루 익도록 자주 저으며 조리다가 간을 봤더니,
조금 싱겁고 약간 비린 맛이 나서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췄다.
떡이 다 익으면 당면을 바닥 쪽으로 넣고 마구마구 비비면 국물이 거의 없게 완성이 된다.
딸이이가 떡볶이 먹는 폼이 아주 제대로다. 떡볶이가 잘 안 보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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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짜장떡볶이 만들려다 궁중떡볶이를 완성...^^
한참 정신 없이 먹던 녀석이 한 마디를 한다.
"아빠, 당면 좀 많이 넣으시지...", "얌마, 일단 다 먹어봐 얼마나 양이 많은 건데..."
딸아이가 면이라면 모두 다 좋아하지만 당면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아이가 맛있게 먹었냐고? 의심엔 인증샷이 최고, 바로 인증샷을 날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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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었다며 일어나려던 녀석에게, "오늘은 간식 따로 없으니까 떡 하나 더 먹어라."
떡볶이 떡 두 개를 보너스로 더 먹였다. 나름 만족한 표정을 짓는 딸아이...
<추신>
티스토리 초대장이 한 달에 한 번씩 다섯 장, 찔끔찔끔씩 나와서 글을 따로 쓰기가 좀 애매하다. 모아서 배포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살짝 초대장 나눔 소개를 하겠다. 초대장이 꼭 필요하신 분은 댓글에 비밀글로 해서 이메일 주소를 남기시면 선정하여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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