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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굴 하면 횟감용 생굴이 최고

하수의 퓨전 요리 | 2010. 11. 1. 11:13 | Posted by 하수


생굴 하면 횟감용 생굴이 최고


이젠 딸아이가 학교에 가는 토요일이든 쉬는 놀토이든 주말엔 블로그를 쉬어야겠다.
놀토엔 어차피 블로그는 꿈도 못 꾸고, 아이가 학교에 가는 토요일은 아침에 밥 먹이고 꽃단장 시켜서 학교에 보내 놓고 집안일 좀 하다가 샤워하고 장을 보고 와서 아이의 점심 식사를 준비하면 딸아이의 귀가 시간이라 도무지 시간이 나질 않는다. 전업주부의 한계다.^^

어젠 딸아이와 둘이 방콕을 하다 점심을 먹이고는 바람도 쐴 겸 3km의 코스로 장을 보고 왔다. 도중에 횟집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곳들을 지나칠 때마다 딸아이가 농성을 벌였다.
"멍게다~. 멍게~ 멍게~", "......"
봄에 딸아이의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멍게를 조금 사서 부모님 댁에서 맛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계속 멍게 타령을 했었다. 겨울이 되어야 회를 먹을 수가 있다고 핑계를 대고 계속 미뤄왔었지만 이제 겨울이 되어 딱히 핑계를 댈 것도 없으니 이리저리 궁리하다 돌아오는 길에 위치한 중형마트를 들러 횟감용 생굴 500g이 약간 안 되는 6,930원어치를 샀다.



물에 몇 번을 헹궜는지 기억도 안 난다. 살살 주무르며 물을 계속 갈아주면서 맨 마지막의 물엔 소금을 스푼으로 가득 한 스푼 넣고 숟가락으로 살살 돌리다가 한 시간을 방치했다.
체에 받아 탁탁 털어 물기를 없애고 밑에 사발을 깔아 냉장고로 향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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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굴 표면의 물기를 없애고 시원하게 먹으려면 냉장고에 넣어야 하니까...^^



초고추장을 만들기 위한 고추장, 식초, 홍초 3인방이 출동했다.
내가 사는 집엔 설탕을 안 키우고 요리를 달게 하지 않는 편이지만 초고추장은 좀 달달한 게 맛있다. 몸에도 좋다는 홍초로 단맛을 대신했다. 엄마는 매실 원액을 이용하신다는...^^



고추장을 작은 스푼으로 듬뿍 한 스푼, 식초 작은 두 스푼, 홍초 작은 한 스푼 넣고 비비다



딸아이가 더 맛있게 먹으라고 참깨도 조금 뿌렸다. 요 녀석도 뚜껑 덮어 냉장고로 향했다.



며칠 전에 깻잎 열 묶음을 980원에 사서 계속 호강을 하는 중이다. 두 묶음 꺼내 씻었다.

이제 좀 쉬려는데 내 방에서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있던 딸아이가 날 애타게 불렀다.
게임을 하다가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이렇게 내게 도움을 요청한다. 게임도 옆에서 맞장구도 좀 쳐주면 더 재밌기 마련이다. 식구가 딸랑 둘이니 편히 쉬지도 못하고... ㅎㅎㅎ^^



아이에게 초고추장 얘기를 했더니 자꾸 간장 타령을 했다. 초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 모양.
연겨자와 간장을 넣고 섞으며 상을 차렸다. 딸아이에겐 깨끗이 손 씻고 오라고 이르고...
자,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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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생굴 하면 횟감용 생굴이 최고 완성...^^

손만 씻으라고 했는데 딸아이가 코까지 풀며 세수를 한다. 시간이 남으니 또 한 컷...



아주 흐뭇한 광경이다.^^

"아빠, 맛이 이상해요?"
"왜? 무슨 맛이 이상해?"
"간장 맛이 안 나요."
"너, 초고추장 찍어 먹었냐?"
"네..."
"아까 간장 달라고 해서 너 앞에 놓았잖아..."
"아하~"

이번엔 생굴을 하나 집어 겨자를 넣은 간장을 찍어서 먹더니,
"와... 바로 이 맛이에요."
"맛있냐?"
"네, 맛있어요. 아빠, 최고에요..."
"깻잎도 반씩 잘라서 먹어라."
"네~~~."

이렇게 푸짐했던 횟감용 생굴을 어제 저녁 딸아이와 둘이서 아주 작살을 냈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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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요렇게...^^
앞으론 딸아이가 멍게 대신 생굴 타령을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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