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추석 전에 가을맞이 옷장 정리를 살짝 했었는데 딸아이의 아침 등교길에 부는 찬바람이 신경이 쓰여서 오늘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설겆이를 하곤 박스를 나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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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맞이 옷장 정리는 글이 있는데 겨울맞이 옷장 정리가 없는 걸 보면 아마도 오늘처럼 가을맞이 옷장 정리를 두 번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정확히는 두 번이 아니다.
아까 빨래를 했는데 그 중엔 반팔 옷과 반바지가 있으니 내일은 그 녀석들을 정리해야 하고 진짜 추운 겨울이 오면 얇은 긴팔 옷은 넣고 두꺼운 옷과 외투를 꺼내야 하기 때문이다.
고종 사촌 여동생의 두 딸이 모두 내 딸아이보다 언니들이라 옷이 작아지면 모았다가 보내 주는데 바로 집으로 가져오면 안 된다. 집이 비좁아 놓을 곳이 없다. 일단 부모님 댁에 잠시 보관을 하다가 내가 옷장 정리를 마치고 작아서 못 입는 옷들을 모아 바꿔치기를 한다.
집이 얼마나 좁길래 그렇게 사냐고? 베란다가 없는 14평도 안 되는 집이니 오죽하겠나?
남들은 전세 대란이라며 집을 못 구해 안달이라던데 내가 사는 전셋집은 3월부터 내놔도 아직도 집이 안 빠진다. 조금 넓고 볕이 잘 들어오는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은데...
이사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다. 막상 집이 나가도 그 기한 동안 근처에 마땅히 이사를 갈 만한 곳을 못 구해도 낭패다. 집이 나가도 걱정, 안 나가도 걱정, 이래저래 걱정이다.
딸아이에게 작은 옷들은 잘 정리해 부모님 댁에 계속 모았는데 그건 다시 누구에게 간다.
외사촌 남동생이 나이 좀 먹고 베트남 여자와 결혼해 늦둥이 어린 딸이 하나 있는데 그 집으로 보낼 예정이다. 내 딸아이와 그 집 딸이 나이 차가 한참 있어서 옷을 많이 모아 놓았는데 부모님이 멀리 이사를 가시기 전에 한 번 놀러 가는 셈 치고 옷을 보내기로 했다.
오늘도 득템을 하다
커서 못 입던 옷 중에서 또 몇 개를 건졌다. 대어를 낚는 손맛이 얼마나 끝내주는진 잘 모르겠지만 오늘 내가 느낀 손맛이 절대로 뒤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단순히 옷만을 얻는 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보람까지도 느껴지니까... 가끔 딸아이의 키와 체중을 체크하지만 진짜 실감은 옷장 정리를 하다가 득템할 때 느낀다. 아이를 키우는 보람, 뿌듯함이랄까?
블로그가 좋은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기처럼 지난 일들을 다시 회상할 수 있다는 게 참 매력적이다. 남에겐 별로 의미가 없겠지만 나처럼 본인에겐 느낌이 참 묘하다.
지금은 아침에 밥 먹인 후 세수하라고 하고 옷을 골라 입히고 머리 묶어서 손인사만 하면 되지만 올 초까지만 해도 아침마다 딸아이 손잡고 어린이집에 바래다주고 오후엔 집으로 데리고 왔다. 지금은 많이 게을러진 게 사실이다. 아직 머리도 안 감았으니...^^
지난 글 좀 읽고 반성을 많이 해야겠다. 나태하고 게을러진 나 스스로를 뉘우치며...
아... 오늘은 9월의 마지막, 내일은 10월이구나... 세월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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