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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이 제철, 고소한 홍합찜

하수의 퓨전 요리 | 2010. 11. 25. 11:24 | Posted by 하수


홍합이 제철, 고소한 홍합찜


어제 살짝 예고한 것처럼 1kg에 1,900원에 파는 홍합을 사러 갔다.
물론 다른 마트에서 특별 세일 기간 동안에 1,500원씩 파는 것도 있지만 거긴 생굴은 싱싱해도 홍합은 너무 별로다. 웃기는 건 어제 다녀온 마트는 생굴이 허접하다는 것이다.
같은 해산물인데 마트마다 물건마다 신선도가 틀리다는 게 전혀 이해가 안 된다.



1kg이 아주 조금 안 되는 994g이 담겨서 1,889원으로 찍혔지만 실제 계산은 1,880원.^^
어제도 9원을 벌었다. 이젠 마트 직원까지 도움을 주는구만... ㅎㅎㅎ

해감도 별로 없는 깨끗한 편이라 손질하며 깨끗이 씻고 물을 세 번 갈며 한 시간 넘게 방치하다 요리를 시작했다. 딸아이가 아직 홍합탕은 적응이 힘든 모양이다. 약간 씁쓸한 맛이 싫어서인지 아니면 모래 같은 걸 씹은 기억이 있어서인지... 말을 안 하니 잘 모르겠다.

'홍합을 물에 넣고 끓이면 요리는 금방 되어도 영양분이 다 국물로 빠질 건데... 흠...'
'구이로 할까? 아니야, 그 연기가 집 안에 배면 뒷수습이 난감하니까...'
고민을 하다가 요즘 내가 너무 자주 쓰는 찜기를 또 꺼냈다.



찜기에 물을 넉넉히 넣고 홍합을 가지런히 놓아 뚜껑 덮고 1단 불을 켰다.
찜기를 이용할 때는 다른 일을 하면 꼭 넘치기 마련이다. 물이 팔팔 끓으면...



불을 끄고 뚜껑을 열면 요렇게 홍합들이 "아~~~" 하고 입을 벌리고 있다.^^



1차, 2차, 3차, 4차까지... 휴~
홍합 껍데기로 홍합 살을 분리하며 해감이 아직 붙어 있는 녀석들을 찾아 해감을 없앴다.
하나를 그냥 먹었더니 짭짤하니 맛있는데, 딸아이가 비린 걸 싫어하고 혹시라도 모래 같은 게 있을까봐 물에 살짝 씻었다. 너무 오래 씻으면 간도 안 맞고 맛이 없으니 살짝만...



나중에 후처리를 위해 홍합 껍데기를 체에 받아 물을 틀고 이리저리 뒤적였다.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요리를 시작한 지 1시간 30분... 헐...
홍합탕을 먹어 주면 좋으련만... 뭐 어쩔 수가 없다. 내가 고생해도 아이가 행복하다면...
어차피 요리라는 게 정성이 반이니 맛있게 먹어만 준다면 이까짓 고생은 일도 아니다.

초고추장은 낮에 미리 만들어 놓았다. 고추장 + 식초 + 홍초.
갓 지은 따끈한 밥을 그릇에 담으며 상을 차렸다.
자, 완성작을 감상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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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홍합이 제철, 고소한 홍합찜 완성...^^

"아빠, 이거 혼자 다 먹어야 해요?"
"왜? 맛이 없냐?"
"아뇨, 맛있는데 너무 많아서..."
"이따 아빠도 같이 먹을 거야..."

딸아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오물오물 맛있게 먹었다. 나는 또 후다닥 욕실로 향했다.
무슨 일로 갔냐고?
딸아이가 벗어 놓은 양말은 빨랫비누로, 마스크는 세숫비누로 손빨래를 해야 하니까...
홍합 껍데기를 정리하고 체도 씻으며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었다.



낮에 홍합을 사고 귀가하는 길에 또 다른 마트에 들러 풋고추를 샀다. 한 봉지에 1,500원씩 딱지가 붙어 있었는데 뒤적거리다 보니까 천 원짜리 하나가 눈에 뜨여서 얼른 집었다.
풋고추 커다란 놈 하나를 깨끗이 씻어 밥상에 앉아 동참을 하려고 했더니 딸아이는 파장.
학교에서 중국식 모자를 만들었는데 끈이 길다며 짧게 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해 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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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식이 중국식으로 인사를 한다. '쒜쒜..."라면서... ㅎㅎㅎ^^
외롭고 따분하게 사는 아빠를 위해 또 웃음을 선사하는 딸아이... 너무도 고맙다.

그나저나 홍합은 다 먹었냐고? 그 많은 걸 어떻게 다 먹겠는가?
몇 개씩 나누어 냉동실에 보관했다. 나중에 국이나 찌개에 넣으면 해물탕이 되니까...


너무 좋은 동네에 살아도 고민 그래서 오늘도 고민



바나나는 어제 겨우 떨이를 했고 일요일에도 같은 가격으로 파니까 다음으로 미루고...
귤은 며칠 전에 다 먹었으니 이따가 조생귤이나 좀 사야겠고...
오늘도 고민이 많다. 부추 오이김치를 담궈야 하나? 너무 자주 하는 것 같은데...
2010/11/09 - 부추 오이김치, 돈까스 참치 상추쌈
2010/10/29 - 막내아들표 쪽파 부추 오이김치
2010/10/13 - 리필용 오이김치, 부추 겉절이



몇 달 전에 엄마가 배추김치를 주신 게 조금 남았는데 제철 배추로 만든 게 아니라 맛이 좀 덜해서 약간 손을 볼 예정이다. 지난 달엔 아이의 엄마가 놀러 오며 대형마트에서 배추김치를 사왔는데 직접 만든 게 아니라 그냥 먹기가 좀 거시기(?)해서 찌개나 국으로 끓인다.

배추 한 통에 2천 원이니, 배추 겉절이를 할까?
후다닥 만드는 부추 오이김치를 담글까?
아니면, 둘 다 만들어?
흠... 담을 김치통도 없는데, 김장봉투를 하나 사? 에효... 머리가 다 아프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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